정치 외교/통일

이인영 '北 대화 인센티브' 제안.. 성김 "남북 협력 지지" 원론적 입장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2 11:30

수정 2021.06.22 11:55

한-미 "北과의 대화 위한 '분수령' 맞아"
이인영, 민생 협력 등 대화 인센티브 제안
성 김 "韓 아이디어에 협조" 원론적 입장
'대화와 외교' 중심 대북정책 기조 재확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2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2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에 대한 민생 협력을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식량, 백신 지원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대표는 이 장관에게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미국은 지지를 보낸다"고 하면서도, 한·미 공동 협력 추진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력하자"는 원론적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이 장관과 김 대표는 현재 북한과의 대화 국면이 '전환기'를 맞았다며, 북한의 '대화 호응'을 재차 강조했다.


韓美 "대화 전환 위한 분수령" 한목소리, '北 대화 유인책' 제안에 美 '원론적 입장'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대표와 만나 "지금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정세의 분수령을 맞았다"며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한미가 긴밀한 합의를 통해서 보다 능동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북한에 대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고 김 대표에게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코로나 방역과 식량 등 민생 협력,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방문, 기후변화 협력 등은 한미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공동으로 추진해볼 수 있는 과제"라며 미국에 검토를 제안했다.

이 장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협력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호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접근"이라는 점을 거론, "비핵화 협상의 좋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식량, 코로나19 방역 협력이 북한의 대화 호응을 이끌어낼 '유인책'이 될 수 있는 만큼, 미국 측에 '대화 인센티브' 구상을 제안한 것이다. 이 장관은 "최근 상황이 대화 재개를 위해 매우 좋은 기회"라며 북한을 향해 "조속히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북한에도 매우 유익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또한 지금이 북한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을 맞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한이 대화 제안에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날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이 언제, 어디서든,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자는 우리 제안에 호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대표는 이 장관의 '한미 북한 협력'과 관련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 남북 간 대화·협력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이 장관의 '한미 공동 협력' 제안에는 "긴밀하게 협조하고 싶다"며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언급했듯 한국의 의미 있는 남북 간의 대화·협력 등 여러 관여 정책을 지지한다"며 "한국 정부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저희 또한 긴밀하게 협조하고 싶다"고 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 사진=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당 총비서. 사진=노동신문, 뉴스1.
'대화와 외교' 대북정책 기조 재확인, 韓美 협력 중요성 공감
아울러 한미 양국은 지금까지 대북정책에 관해 긴밀한 조율을 이어왔다고 평가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한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와 대결'을 모두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인식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미 양국은 북한 관련한 주요 정책에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이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공약에 이견이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 또한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북한을 만날 수 있다'는 김 대표의 발언에 "완전히 공감한다"며 "미국이 외교를 통한 평화적 해법에 중점을 두고 남북의 대화와 협력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한미 간 인식과 조율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때"라고 했다.


이어 이 장관은 북한 김 위원장의 '대화·대결 준비' 메시지 등을 거론, "북한도 과거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대화 재개를 위한 좋은 조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매우 중요한 국면'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