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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938년 창립 이후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했다. 그 배경에는 최고의 연봉과 근로자 복지 등을 회사가 선제적으로 제공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무노조 경영이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독단경영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삼성은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했다.
이번 파업은 일부 노조 간부 위주로 진행 중이다. 전면파업 등 기존 대기업 노조 투쟁방식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소속 노조원이 전체 직원 중 10%에 불과한 데다 삼성 계열사 첫 파업이라는 부담감이 작용한 듯하다.
지금은 한국 노조의 격변기다. 얼마 전 현대차에선 기존 생산직 위주로 노사협상이 진행되는 데 불만이 많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이 사무직 노조를 따로 만들었다. 일한 만큼 당당히 자기 몫을 받겠다는 MZ세대가 노조문화의 새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50대 이상 기성세대가 주축인 대기업 노조는 정년연장 법제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MZ세대는 나이가 벼슬인 현 연공급제도 모자라 정년연장으로 부모세대가 자식세대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반발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무노조 경영 철폐 선언 당시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도 회사가 요구사항을 안 들어주면 전면파업하겠다는 으름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외치는 삼성답게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모범적 노사문화의 선례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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