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외유입 확진 매일 나오는데…한국 '델타변이' 무풍지대 아냐

뉴스1

입력 2021.06.23 06:01

수정 2021.06.23 08:31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6.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1.6.2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에게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에게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2021.6.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기존보다 전파력이 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인도형 변이)의 확산 속도가 한국에서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입국자 격리 등 해외유입 차단과 백신 접종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2차 접종 완료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데다 7월부터 방역수칙이 완화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이 급속히 나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3~19일 추가로 확인된 국내 변이바이러스 확진자는 261명이다. 유형별로는 알파형(영국)이 223명으로 가장 많고 베타형(남아프리카공화국) 2명, 감마형(브라질) 1명, 델타형 35명이다.

261명 중 34명은 해외유입, 227명은 국내감염 사례다. 국내감염자들의 신고 지역은 경기 35건, 서울과 대구가 각각 25건이다.

델타변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확인된 국내 사례 190건 중 35건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몰렸다. 성인 80%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으나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영국에서 확진자 90% 이상이 델타변이로 밝혀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 서울의 경우 최근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18일 4명, 19일 13명, 20일 7명, 21일 6명으로 집계됐다. 해외입국 확진자의 델타변이 검출률은 37.0%로 국내 검출률 1.9%보다 훨씬 높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해외유입 확진자가 모두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델타변이 검출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변이바이러스 지역발생도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해외유입인 경우가 많고 원천봉쇄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해외 유입에 대한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해외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며 "격리 중 3회 검사를 실시하는데, 우리나라의 입국 관리는 세계적으로 매우 강한 축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어 "해외 입국자 중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고 충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도와 영국 입국자를 자가격리 해제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은 현재로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2차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상의 변이바이러스 대책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 사례를 보면 신규 확진자의 89.6%는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고, 65%는 백신 미접종군이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 연구결과에 따르면 1차 접종만 했을 때 델타변이 예방 효과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모두 33% 정도다. 2차 접종까지 마치면 화이자 88%, AZ 60%로 예방 효과가 올라간다.

하지만 2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 29.3%, 완료 8.1%로 높지 않다. 또한 AZ 백신의 비율이 높은 한국은 전 국민이 2차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변이바이러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적용되면서 방역수칙이 완화되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최근 100~20명대의 일일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서울의 경우 사적모임이 8명까지 가능하고 노래방과 식당,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운영시간이 자정까지로 확대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률이 훨씬 높은 영국도 봉쇄 제한을 풀려다 연기했는데 우리도 자칫 완화한 방역을 다시 조이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특히 델타변이의 경우 증상이 두통, 인후동, 콧물 등 감기로 오인하기 쉬워 젊은 층에서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또 "우리는 11월에도 전 인구 70%의 접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델타변이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AZ 1차 접종자가 2차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방식으로 받는 교차접종을 늘리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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