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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 사의..포르쉐 제공 의혹 발목 잡아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7 13:01

수정 2021.07.07 13:01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외제차 포르쉐 렌트카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사의를 표명했다.

2016년 12월 21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4년 7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박 특검은 이날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특검은 "그 외 사실과 다른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겠다"면서 "다만,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로서 그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이모 부장검사(현재 부부장검사로 강등)를 김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이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박 특검은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와 식사 자리에서 지역 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부장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한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박 특검 외에 공소유지를 위해 남아있던 양재식·이용복 특검보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검은 "특별검사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별검사 궐위 시 특별검사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며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별검사가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박 특검은 "저희 특별검사팀은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7개월간 혼신을 다하여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실체가 규명되도록 노력했다"며 "그러나 이와 같은 일로 중도 퇴직을 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고,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사직의 변을 갈음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고가의 '포르쉐 파나메라4' 차량을 빌려 탄 것으로 확인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의혹이 일었다. 박 특검은 이후 김씨에게 포르쉐 렌트비 25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3개월 지난 시점에 렌트비를 지급했다는 등 의혹이 확산되자 부담을 느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 특검법 14조에 따르면, 특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할 수 없으나, 대통령에게 사퇴서를 제출할 수는 있다. 사퇴서를 접수한 대통령은 이를 지체 없이 국회에 통보해야 하고 이어 정해진 임명절차에 따라 후임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박영수 특검팀은 2017년 수사를 끝낸 이후 박 특검 외에 특검보 2명 등이 남아 관련 사건 공소유지 업무를 해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3월 상고심까지 특검의 변호사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이 과도하다는 내용의 국정농단 특검법 개정안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사건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때까지 겸직할 수 없어 특검팀 인력들의 경력단절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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