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반도체 소자를 1만배 빠르게 인쇄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2 09:33

수정 2021.07.12 09:33

DGIST 장경인 교수, 새로운 건식 전사 인쇄 공법 개발
웨어러블 기기 곡면 디스플레이용 센서 제작에 활용
심혈관 센서 만들어 성능 테스트에도 성공
DGIST 장경인 교수팀이 개발한 건식 전사 인쇄 기술을 사용하면 패턴의 크기와 관계없이 높은 정밀도의 전사 인쇄가 가능하다. DGIST 제공
DGIST 장경인 교수팀이 개발한 건식 전사 인쇄 기술을 사용하면 패턴의 크기와 관계없이 높은 정밀도의 전사 인쇄가 가능하다. DG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나 곡면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소자를 인쇄할 수 있는 신공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기존보다 최대 1만배 이상 빠르게 반도체 소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뇌연구원 라종철 교수팀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금호현 박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소자 전사인쇄 공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로미터 크기부터 A4 용지 크기까지 심혈관 센서, 가스 센서, 광유전학 소자와 같은 복잡한 회로를 만들었다.
특히 심혈관 센서는 인체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체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장경인 교수는 "이 건식 전사 인쇄 공법은 다양한 센서와 소자를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과정이 간단해 거의 모든 전사 인쇄 공정에 바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용하는 습식 전사 인쇄 공법은 기판 위에 소자를 제작 후 부식액을 이용해 아래층을 녹여 없앤 후 새로운 기판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기판의 층 면적이 큰 경우, 녹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소자 모양의 왜곡 가능성 등 대량생산 한계가 있었다.

DGIST 장경인 교수팀이 건식 전사 인쇄 기술을 적용해 바이오센서를 만들어 동물과 인체에 실험한 결과 체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DGIST 제공
DGIST 장경인 교수팀이 건식 전사 인쇄 기술을 적용해 바이오센서를 만들어 동물과 인체에 실험한 결과 체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DGIST 제공
연구진은 인접한 두 물질이 온도 상승에 따른 부피 변화 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열팽창 계수를 건식 전사인쇄에 적용했다.

열팽창 계수 차이가 큰 금과 규소 또는 구리와 규소를 얇은 박막형태로 서로 겹치게 제작했다.
이들을 높은 온도로 가열함에 따라 두 물질 사이 경계면에 강한 힘이 집중되며 균열이 발생했고, 이를 통해 소자를 기판에서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또한 "기존의 습식 전사인쇄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바이오센서나 반도체 소자 제작처럼 정밀하고 대량 생산이 필요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며, 연구실 단위의 소규모 시설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고정밀 소자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DGIST 로봇공학전공 하정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9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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