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박스권 갇힌 비트코인, 장기약세 돌입하나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3 16:20

수정 2021.07.13 16:20

3만3000~3만5000달러에 갇혀
투자자들 손절하거나 다른 코인 찾아나서
기술분석가 "장기횡보에 돌입"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이 연초 급등 후 50% 이상 급락한 뒤 좀체 상승 기력을 찾지 못한채 박스권에 갇혔다. 지루한 횡보 장세가 길어지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장기약세장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지난 2018년 급등과 폭락 후 2년 이상 지속된 장기횡보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3만3000~3만5000달러 '박스권'

비트코인이 한달가량 횡보하며 지루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비트코인이 한달가량 횡보하며 지루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13일 가상자산 시세 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7월 들어 3만3000~3만5000달러(약 3800만~4000만원)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비트코인 일거래액은 시세가 1만달러를 넘기기 직전인 지난 해 7월 25일 166억1000만달러(약 19조300억원)였다가 7월 26일 1만달러(약 1100만원) 돌파 후 200억달러(약 23조원)를 넘겼다. 10월 중순까지 1만달러 선에서 비트코인이 횡보를 이어가자 거래액도 20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올 7월에도 비트코인 시세가 횡보에 돌입하자 일거래액은 200억~290억달러(약 23조~33조원) 선을 오르 내리고 있다. 일거래액이 비슷한 수준이었던 지난 해 10월의 경우 비트코인 시세가 1만달러 선으로 현재의 3분의 1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제 거래되는 수량은 훨씬 적은 셈이다.

비트코인 침체에 따라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지난 6월 21일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3233억달러(약 1516조원)였는데 현재 1조3615억달러(약 1560조원) 선으로 큰 차이가 없다.

과거 2년 장기횡보 재현?


투자자들은 2018년부터 이어졌던 약 3년간의 장기횡보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투자자들은 2018년부터 이어졌던 약 3년간의 장기횡보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트코인이 최근 횡보하면서 투자자들은 2018년부터 시작된 2년 이상의 장기 횡보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017년 7월까지 2000달러 대에 머물다 8월에 3000달러와 4000달러를 돌파했고, 10월에는 5000달러와 6000달러를 넘어섰다. 11월 한달동안 6000달러 대에서 1만달러 대까지 급등했다. 그러다 12월에 2만8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당시 기록한 2만89달러는 2020년 12월 16일 전까지 3년간 최고가 기록으로 남았다. 2018년 초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비트코인이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지루한 장세에 지쳐 털고 나가거나, 그나마 변동성이 있는 다른 코인을 찾아 시세 차익을 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카카오톡 코인 관련 오픈채팅방의 한 이용자는 "시세가 변하고 그래야 시세 차익도 노리는데 이제 아예 멈춰 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현재는 손절하고 다른 코인을 노려야 할지 그냥 버틸지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오픈채팅방 이용자는 "그나마 늦게 들어 가서 큰 손해는 안 본 상태인데 그냥 털고 주식으로 갈아탈까 한다"며 "좀 오르는가 싶으면 떨어지고,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지친다"고 말했다.

기술분석가 "장기횡보 돌입"

기술분석가들은 최근 100일 단순이동평균(SMA)이 200일 SMA를 밑돌기 시작한 것이 장기횡보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헉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기술분석가들은 최근 100일 단순이동평균(SMA)이 200일 SMA를 밑돌기 시작한 것이 장기횡보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헉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이런 가운데 기술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이 장기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코인데스크 분석에 따르면 기간 내 종가의 평균을 산출해 나오는 단순이동평균(SMA)을 봤을 때 100일 SMA가 지난 해 5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SMA를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 횡보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현상은 2014년 10월, 2018년 4월, 2019년 11월, 2020년 5월에 나타났으며 특히 2019년 11월의 경우 하락폭이 더 컸다. 비트코인이 현재 3만달러 저항선을 기준으로 더 하락하지는 않고 있지만 확실한 상승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반면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박스권에 갇힌 원인을 올초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국 월스트리트가 최근 들어 잠잠해졌고 이는 여름휴가 때문이라는 단순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투자자들에게 "2020년과 2021년은 금융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진입한 때로 매우 고무적지만 이 쪽 사람들이 여름휴가를 즐긴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해 전세계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한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올해 백신접종 확대로 여유가 생기면서 2년치 휴가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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