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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첨병’ CRO, 글로벌 임상시장에 깃발 꽂다 [Weekend 헬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6 04:00

수정 2021.07.16 03:59

신약개발 핵심과정인 임상 아웃소싱
토종 CRO 年 20%씩 가파르게 성장
LSK, 글로벌 제약사 항암제 등 수주
가상 임상시험으로 코로나에도 대처
‘K-바이오 첨병’ CRO, 글로벌 임상시장에 깃발 꽂다 [Weekend 헬스]
국내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며 성장세를 이어가 2019년 약 24조원의 규모를 달성했다.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도 연평균 36.6%씩 증가해 2019년에는 처음으로 신규 투자 금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약이 개발되려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시험이라는 큰 관문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 그리고 퀄리티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제약사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임상시험수탁기관(CRO)라는 임상시험 전문기관에 이를 위탁하게 된다.


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신약개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CRO 산업은 1980년 북미, 유럽에서 최근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주도권이 넘어오고 있다. 국내 CRO 시장 역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고 았다.

■연평균 11% 성장하는 국내 CRO 시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을 차지하는 임상을 CRO에 아웃소싱하는 추세다. CRO는 의약품 개발에서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핵심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수탁 받아 진행하는 전문 기관이다. 제약·바이오 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신약개발 동반자다. 2000년 초반 등장한 국내 CRO는 20년간 성장을 거듭하며 2019년 5226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CRO 시장은 연평균 11.5%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아웃소싱 시장보다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토종 CRO는 시장 내 입지를 넓히며 연평균 약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국내 CRO 시장 점유율이 40%를 돌파했고, 2018년에는 최초로 매출액 2000억원을 넘어섰다.

양적 성장 외에 질적 성장도 이뤄졌다.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을 갖춘 토종 CRO들이 등장하면서 해외 대형 제약사의 글로벌 임상시험도 수주하고 있다. 일례로, LSK 글로벌 PS는 2010년 글로벌 대형 CRO와 경쟁해 국내 CRO 최초로 글로벌 제약사의 FIH(First-in-Human) 항암제 글로벌 1상을 수주했다. 또한 2016년에는 국내 CRO 최초로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수주해 12개국 95개 사이트에서 진행했다. 해외 진출 역시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글로벌 CRO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 LSK 글로벌 PS는 2019년 폴란드 바르샤바 지역에 약물감시 유럽 지사를 설립했으며, 지난해에는 데이터관리 대만 지사를 설립했다. LSK Global PS 이영작 대표는 "CRO의 역할이 더욱 커지면서 임상시험의 A to Z를 맡아 수행할 수 있는 원 스톱 풀 서비스 제공은 물론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글로벌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능력 등의 자질을 고려해야 한다"며, "LSK 글로벌 PS와 같은 토종 CRO 중에도 다국적 CRO 못지 않게 고품질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인프라와 역량을 갖추고 있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임상시험 환경에 CRO도 진화

급변하는 임상시험 환경에 따라 임상시험 산업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상 임상시험(Virtual Clinical Trials)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어렵게 되면서 원격진료를 바탕으로 한 가상 임상시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상 임상시험은 웨어러블 기기나 eCOA를 활용해 △원격 동의 △원격 무작위 배정 △원격 데이터 수집 등 가상의 절차를 통해 임상이 진행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원격진료가 불가능하지만, 가능해질 경우 스마트 임상시험 지원 플랫폼이나 클라우드 기반의 임상 연구 솔루션 등 새로운 임상시험에 맞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중 원격 모니터링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해외 규제 당국은 코로나19 시대 임상 수행과 관련한 긴급 지침을 발표했으며, 임상에 참여하는 인력 및 임상 대상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모니터링 요원이 직접 임상시험기관에 방문해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대신 원격 모니터링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개발된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역시 원격 임상시험 관리를 위한 비바시스템즈(Veeva Systems)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
메디데이터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 직접 집에서 증상을 보고하고 임상일지를 작성할 수 있는 전자환자결과보고 솔루션 △스마트 워치/밴드 등과 같은 바이오센서를 통해 원격으로 건강 정보를 수집하는 웨어러블 센서 △병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임상시험을 설계하는 솔루션 등 다양한 원격 임상시험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영작 대표는 "지금은 전통적인 병원 방문 기반 임상시험에서 환자 중심 임상시험으로 변화하는 격동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임상시험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 전반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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