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韓·美 "북한, 대화의 장으로 견인".. 北 응답할까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2 20:27

수정 2021.07.22 20:27

'북한통' 셔먼 부장관, 일-한-중 순방하며
북한문제 조율.. 북핵협상 모멘텀 '주목'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북한통'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부·통일부 장관을 잇따라 예방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밝혔다. 한·일과 북한 문제를 조율한 셔먼 부장관이 25일부터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묘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우선 셔먼 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외교·대화 중심의 대북정책 기조를 확인했다.

특히 한·미 양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오기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역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소통을 위해서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화 촉구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중국과도 북한 문제에 대해 공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셔먼 부장관은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미동맹이 동북아·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린치핀)임을 확인하는 한편,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약속했다. 오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셔먼 부장관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통일부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남북 간 대화·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차 표명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21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웬디 셔먼(Wendy R. Sherman)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가졌다. 외교부는 3국 차관들이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정세 등 한미일 3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스1.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21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웬디 셔먼(Wendy R. Sherman)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가졌다. 외교부는 3국 차관들이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정세 등 한미일 3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스1.
앞서 셔먼 부장관은 21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월 방한 당시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셔먼 부장관은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북핵문제에 깊이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지난 성김 대표 방문 이후 진전이 없는 북핵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일 중국 방문 일정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으로 미·중 양국이 뜻을 모아 북한에 대화 참여를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며 셔먼 부장관이 중국 측과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할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미국 증진에 관한 것"이라며 "이익이 일치하는 분야를 확실히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셔먼 부장관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 정부의 역할을 주문할 것"이라며 "이른바 '버티기'를 하는 북한에 대화의 명분을 주는 역할은 중국밖에 없다는 (미국의) 인식이 깔려있다"고 짚었다. 다만 양 교수는 "미중관계가 논의의 큰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기존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핵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발휘할지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 사진=노동신문, 뉴스1.
중앙위원회 8기 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당 총비서.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중이 최근 밀착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국이 북한 설득에 나설 경우 대화 성사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중국은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건 기념일, 11일 북·중 우호조약 체결일 등을 맞아 우호관계를 과시했다.
현재 북한은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을 앞두고 내부 결속에 나서는 한편, 경제개발계획 목표 달성을 위한 자력갱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셔먼 부장관은 내일(23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 정세에 대한 분석과 한미 대응 방향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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