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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카드'로 스마트폰 사는 세상 온다...베일벗는 한국형 디지털 화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6 15:55

수정 2021.07.26 15:55

[파이낸셜뉴스] #1. 대학생 A씨는 만기된 적금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받았다. CBDC 전용 카드에 충전해 현금보다 안전하게 받을 수 있어 편리했다. A씨는 삼성전자 매장에 달려가 태블릿 신제품을 구매하고 CBDC 전용 카드로 결제했다. 남은 CBDC는 재투자 할 생각이다. 세금 부담 없는 재투자가 가능할지, 차라리 현금으로 바꾸어 폭넓은 투자를 할지 고심중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개발중인 한국형 디지털혈화폐인 CBDC가 상용화됐을 경우를 가상으로 그려본 사례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우선협상자인 ‘그라운드X’와 본계약을 체결한 후 다음달부터 모의 환경을 만들어 실험에 착수하게 된다.

이어 올 10월께 초기 윤곽이 나오고 내년 6월이면 실제 시범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CBDC를 어떤 방향으로 찍어내고 유통할지 가 최대 관심사다.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로 받아 포인트처럼 활용
일단 CBDC 유통은 모바일과 PC, 신용카드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시범사업 과정에서 CBDC를 쉽게 쓸수 있도록 ‘카드형 CBDC’가 발급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으로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망을 활용하게 된다.

한은의 CBDC 사업 공고에 따르면 평가 항목은 △CBDC 활용 시나리오 △관련 분야(금융, 분산원장 등) 전문성 △상호 협력체계의 적정성 △CBDC 업무 확장성 △최신 블록체인 기술 도입 등이다.

그라운드X의 협력사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회계업체 KPMG, 블록체인 업체인 컨센시스와 이더리움 관련 솔루션업체 온더, IC칩 기반 신용카드 제조업체인 코나아이, 플랫폼업체인 에스코어 등이 진용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우선협상자로 오른데는 CBDC 활용 관련한 시나리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그라운드X는 국내 가상자산중 ‘클래이’ 기반 퍼블릭 블록채인 플랫폼 ‘클래이튼’ 개발사다. 현재 클래이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가상자산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은이 공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은은 CBDC를 발행하고 환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종 소비자에게 화폐가 유통될 때까지는 크게 두가지 절차를 거친다. 한은과 그라운드X 등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서버를 통해 화폐 발행과 관련된 원장이 복사되고 공유된다. 유통은 핀테크, 빅테크 업체와 은행들이 맡게 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기존에 활용하던 시중은행이나 핀테크 업체를 통해 일종의 포인트처럼 지급받는다.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지급받지만 시범사업 단계에선 신용카드 형태의 CBDC 전용 카드가 발급될 것으로 보인다.

■8월부터 CBDC 유통 실험
한국은행은 다음달부터 CBDC 모의실험을 본격 시작한다. 모의실험 연구 사업은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고 신기술을 적용하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첫 단계로 연말까지 가상공간에서 CBDC 사용환경을 조성하고 제조·발행·환수, 참가기관 전자지갑 관리 등 발권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이 같은 가상환경에서 이용자 전자지갑 관리와 예금과의 교환, 송금 및 대금결제 등 민간 주도 CBDC 유통을 위한 기본 기능을 구현하는 실험을 완료한다.

두 번째 단계는 내년 6월까지 진행된다. 국가간 송금, 디지털자산 구매, 오프라인 결제 등 CBDC 유통 업무를 확장하고 관련 규제 준수 방안을 마련하는 단계다. 프라이버시 기술, 분산원장 확장성 기술 등 관련 신기술의 CBDC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CBDC 확장기능을 실험하고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적용 등을 실험한다.

다만 이 같은 실험에 대한 결과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 결제환경에서 CBDC가 원활하게 작동할지 조심스러운 상태다.
한은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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