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로 고금리 대출자 고민 덜 것" [인터뷰]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25

수정 2021.07.27 18:25

1호 온투업 ‘렌딧’ 김성준 대표
"온투업, 美 신용대출의 9% 차지
국내서도 비슷한 규모 성장 예상"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로 고금리 대출자 고민 덜 것" [인터뷰]
"정교한 데이터분석을 기반으로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차주들이 부딪치는 '금리절벽'을 최대한 낮춰나가겠다."

27일 만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P2P) 렌딧 김성준 대표(사진)의 일성이다.

지난 2015년 설립한 렌딧은 1세대 온투업체로 중금리 개인신용대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었던건 아니다. 그 전에 스타트업을 두차례 창업해 실패했다. 이 실패가 다시 창업의 계기가 됐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석사 유학을 했던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한국에 돌아왔다. 당시 운영중이던 스타트업 '스타일세즈'를 살리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3000만원을 빌리고 싶었지만 1금융권 은행에선 불가능했다. 이전 4년간 국내 금융거래 실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금융권을 찾아갔더니, 역시나 당혹스러웠다. 저축은행은 대출 한도를 1500만원으로 낮추고 연 22% 금리를 제시했다. 당시 은행 대출 금리는 5% 이하였다. 17%p의 '금리절벽'이다. 이 때 김 대표는 우연히 뉴스를 접했다. 미국 P2P인 렌딩클럽이 나스닥에 상장했다는 소식이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렌딩클럽 대출을 신청했다. 수분만에 3만달러(3385만원)를 7.8%의 금리로 빌릴 수 있었다. 국내에 없었던 '중금리 대출'을 경험한 셈.

김 대표는 렌딩클럽을 경험한 후 100일만에 렌딧을 창업했다. 그는 "당시 국내 법 상에서는 P2P금융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 조항도 없었지만 규제에 막힐 가능성이 컸다"면서 "미국의 P2P금융업체인 소파이(SOFI), 렌딩클럽 창업자를 직접 만나고,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렌딧을 창업한 후엔 수요 데이터를 모으는데 집중했다. 먼저 대출 요청을 받자 김 대표처럼 중금리 수준의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 수 있었다. 특히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10% 안팎의 금리로 갈아타길 원했던 것이다.

그는 "영업을 시작한 후 숫자로 검증하기 시작하면 P2P금융을 제도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당시 렌딧 대출자의 절반 이상은 2금융권을 이용하던 고금리 고객이었고, 이를 갈아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기 온투업계는 고수익 투자만을 강조해 일부 업체들이 부실 사태를 겪었다. 그 탓에 온투업법이 생기고도 정식 등록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렌딧은 지난 4월부터는 신규 대출도 중단한 채 내부 시스템을 다졌다. 지난 1월 금융위 정식 온투업 등록업체가 됐고, 최근엔 H&Q 코리아로부터 504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김성준 대표는 "미국 온투업 규모는 전체 신용 대출의 9%인데 국내 시장 역시 이와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앞으로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해 더 많은 차주들이 싼 금리로 갈아타고 투자자에게도 혜택을 주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김동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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