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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싱가포르-印尼 벨트… 현대차, 아세안서 일본 넘는다 [현대차-LG엔솔 배터리 동맹]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9 18:22

수정 2021.07.29 18:22

베트남 진출, 도요타 꺾고 판매 1위
싱가포르엔 글로벌센터 내년 완공
배터리셀 합작, 전기차 시장 선점
‘일본차 텃밭’ 아세안 공략 본격화
베트남-싱가포르-印尼 벨트… 현대차, 아세안서 일본 넘는다 [현대차-LG엔솔 배터리 동맹]
현대자동차가 '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 벨트'를 완성하고 일본차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베트남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에선 아직 일본차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현대차는 아세안 전체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본격 생산해 일본차 업체들의 텃밭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원자재 공급부터 배터리셀 제조, 완성차 생산까지 비용 절감과 함께 시간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차 텃밭 공략 본격화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베트남 시장 판매량(승용차만 포함)은 8만1368대로 7만2136대를 기록한 도요타(렉서스 포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한 현대차는 2011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협력해 현지에서 위탁 조립하는 방식(CKD)으로 자동차 생산을 했다. 2017년에는 탄콩그룹과 생산합작법인을 세우고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등 판매량이 늘면서 올해는 베트남 현지 판매법인까지 출범시켰다.

다만 베트남을 제외하면 아세안 지역에서 일본차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도요타가 30.3%로 1위다. 이어 다이하쓰 17.1%, 혼다 13.8%, 스즈키 12.4%, 미쓰비시 10.9% 순이다. 나머지 브랜드까지 합하면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96.8%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점유율은 0.1%에 불과했다. 기아는 점유율이 0.2%였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짓고 있다. HMGICS는 현대차가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 및 서비스까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혁신기지(오픈이노베이션 랩)다. 내년에는 소규모로 전기차도 시험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에는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수물량뿐만 아니라 인근 아세안 지역에도 수출할 예정이다.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지어지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연산 25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내연기관차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해 전기차 생산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아세안 전기차시장 선점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아세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내수 아세안 지역 전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원자재 공급부터 배터리셀 제조, 나아가 완성차 생산까지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8월 전기차 산업 육성과 보급 확대를 위한 대통령령 공포를 통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기준이 되는 부품 현지화율을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최종 승인해 전기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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