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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부른 민간 분상제 분양가·시세 더 올랐다

시행 1년 부작용만 확대
서울 ㎡당 835만원→883만원
공시지가 더 뛰어 분양가 급등
공급 위축에 시세 덩달아 올라
역풍 부른 민간 분상제 분양가·시세 더 올랐다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분양가와 시세는 쉼 없이 오르면서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 당초 급상승한 분양가가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켰지만 집값 안정화 효과는 전무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인위적인 가격통제 정책이 분양시장에 가수요까지 끌어들여 '로또청약'의 열기만 한껏 부추기고, 공급은 쪼그라드는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다.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당 분양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835만원에서 올해 6월 883만원으로 48만원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3.3㎡당으로 환산하면 서울지역 분양가가는 3.3㎡당 2755만원에서 2913만원으로 5.7%가량 높아졌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를 산정해 그 가격 이하에 분양하도록 한 제도다.

분양가상한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한 것은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올 상반기 서울지역 분양시장의 최대어였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현 정부 들어 분양가상한제를 처음 적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3.3㎡당 분양가가 역대 최고 수준인 5668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2018년 6.89%, 2019년 13.87%, 2020년 7.89%, 2021년 11.41%로 오른 탓이 크다.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과열이 지속되면서 공시지가의 핵심인 택지비가 급등한 것. 분양가 산정의 핵심인 택지비가 급등하면서 분상제 효과가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프리미엄 아파트를 추구하는 조합의 선호도 때문에 건축비를 올린 것도 한몫했다.

청약수요자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높은 분양가로 중도금대출이 막히는 9억원 이상 아파트들이 속출하면서 결국 서울의 분상제 아파트들은 현금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청약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분상제 아파트가 분양 이후 오른 시세에 키맞춤하면서 시세안정 효과도 없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분상제 시행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5033만원에서 11억5751만원으로 2억원 넘게(21.8%) 올랐다.

더욱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는 둔촌주공 등 일부 정비사업단지에서는 분상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공급을 미루는 공급 위축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의도와 달리 민간택지 분상제 이후 오히려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공급물량이 수요물량에 비해 적기 때문"이라면서 "가격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도와 시장의 심리가 불일치한 결과로 해외에서도 가격을 통제해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