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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확산에 국제유가 급락...70달러 붕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0 05:47

수정 2021.08.10 05:47

[파이낸셜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폭스콘 공장에서 5일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다. 델타변이 확산 여파로 중국내 석유수입이 감소하자 국제유가가 하강 압박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폭스콘 공장에서 5일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다. 델타변이 확산 여파로 중국내 석유수입이 감소하자 국제유가가 하강 압박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국제유가가 급락하며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감염력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 여파로 아시아 석유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없어 곧바로 다시 유가가 정상궤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졌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67.87달러까지 떨어졌다. 낙폭이 최대 4%에 이르렀다.

브렌트는 지난주에도 7% 급락한 바 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4% 넘게 급락했다. 배럴당 65.33달러까지 밀렸다.

WTI 역시 지난주 7% 넘게 폭락해 9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장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데는 성공했다.

CNBC에 따르면 WTI는 지난 주말보다 2.64% 하락한 66.48달러, 브렌트는 2.35% 밀린 69.04달러에 마감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지난해 팬데믹에서 방역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동남아시아 신흥국들이 델타변이에 무릎을 꿇으면서 봉쇄에 들어간 것이 석유 수요 둔화 전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석유시장을 흔든 최대 배경은 역시 중국이었다.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 중국의 팬데믹이 유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델타변이가 급속히 퍼져 신규확진자 규모가 팬데믹 이후 최대로 치닫자 이동 제한과 대규모 코로나19 검사 재개에 나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석유시장의 최대 위험요인은 여전히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스티븐 브레넉 애널리스트도 "강력한 전염병 통제 대책이 중국의 연료 수요 전망을 강타했다"면서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암운 속에 중국 경제 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중국의 석유 소비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달 석유수입은 저조했다.

ING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국 석유수입은 하루 1210만배럴까지 치솟았지만 올들어서는 6월 하루 980만배럴에 그쳤고, 7월에도 하루 970만배럴로 6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올들어 중국의 석유 수입은 5.6% 감소했다.

ING 선임 상품전략가 야오원유는 높은 유가, 민간 정유사들에 집중된 석유 수입 쿼터 제한, 정유시설 유지보수 등이 서로 맞물려 중국의 석유수요가 더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오는 여기에 지난달 말 태풍 인-파로 동부 연안 항만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중국의 석유수입에 더 큰 지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지금의 수요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 펀더멘털에는 차질이 없어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PVM의 브레넉은 "경제성장은 여전히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고, 올 후반 내내 강한 석유 수요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유 공급 측면에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가 석유 공급 확대에 신중한 자세를 이어가고 있어 공급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OPEC+는 이달부터 석유공급을 하루 40만배럴 늘려 궁극적으로는 지난해 유가 폭락 당시 재개했던 감산을 모두 되돌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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