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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한국이 깃발 꽂는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10 18:30

수정 2021.08.10 18:30

5년내 시장 규모 11조 넘어
SK·GC녹십자 공격적 M&A로
스위스 론자·中우시바이오와 대결
아웃소싱 비율 50% 넘는 만큼
R&D 역량·생산 설비 수준이 핵심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한국이 깃발 꽂는다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CDMO는 5년내 세계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에상되는 등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업체들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SK, 녹십자 등이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로 포문을 열면서 향후 시장 확보를 치열한 글로벌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CDMO 시장, 5년내 11조로 급성장

10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은 2019년 15억2000만달러(1조74648억원)에서 2026년 101억1000만달러(11조6163억원)로, 연평균 31% 성장이 예상된다. 7년새 약 7배가 성장하는 규모다. CDMO 시장 급성장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몸집을 키우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CMO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론자는 지난 2017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 파마셀을 인수해 유럽에서의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도 세포주 발견부터 연구개발(R&D), 생산까지 수직계열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CDMO 기업이다. 올해 들어서도 써모피셔, 캐털란트, 후지필름 등 글로벌 업체들이 CDMO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시설 확보와 공격적인 M&A 및 투자에 나섰다. 업계에선 인수합병과 투자에 투입된 자금이 약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M&A를 통해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SK는 프랑스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CDMO 업체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과 함께 합성·바이오 원료 의약품 생산 등 고성장 바이오 분야의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GC녹십자도 최근 세포치료제 계열사인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을 발표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면역항암제인 '이뮨셀LC' 상업화 경험을 기반으로 CDMO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올해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사업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혀 본격적으로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시장선점 위한 치열한 각축전 전망

전문가들은 CDMO 사업의 급성장 배경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의 높은 아웃소싱 비율을 꼽는다. 치료제 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외부에 맡기는 비중이 높아 관련 CDMO 사업 확장이 예견됐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세포의 증식부터 여과, 정제, 동결보존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특화된 공정 기술과 설비가 필요하고, 제조와 치료제 투여까지 전 과정에 다양한 물류시스템도 갖춰야한다. 이 때문에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약 50% 이상이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된다. 일반 바이오 의약품의 아웃소싱이 2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의 65%가량이 스스로 제품을 제조하거나 상업화할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인 것도 CDMO 시장의 성장요인이다.

또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파이프라인의 성공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임상 및 상업화 실적과 무관하게 초기계약 및 선불금 확보, 마일스톤 별 계약 대금 수취, 상업화 성공 시 할당금 등 안정적인 수익 담보가 가능한 것도 CDMO 사업의 매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의약품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역량 및 설비 수준도 글로벌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세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CDMO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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