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비트코인 '진짜 돈' 됐다..부정적 여론·국제사회 우려는 숙제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07 16:31

수정 2021.09.07 16:31

엘살바도르 법정화폐 채택 첫날..400BTC 구입 
투자자 "역사적인 날" 환호..엘살바 연대 운동도
시큰둥한 여론·국제사회 우려 불식은 과제
[파이낸셜뉴스]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첫 국가가 됐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법화채택을 위해 400BTC를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BTC가격은 5만2000달러(6021만원)선을 돌파했다. 정작 부정적인 국민 여론과 국제사회의 싸늘한 시선은 엘살바도르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엘살바도르 "400BTC 구입" 5월12일 이후 첫 5.2만달러 회복

7일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BTC는 24시간전에 비해 1.83% 오른 5만2705.45달러(61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전에 비해서는 11.64% 상승한 가격이다. BTC 가격이 5만2000달러 수준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12일 급락장 이후 4개월여만이다.


중남미 빈국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정부가 비트코인 200개를 구매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BTC는 24시간전에 비해 1.83% 오른 5만2705.45달러(61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전에 비해서는 11.64% 상승한 가격이다. BTC 가격이 5만2000달러 수준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12일 급락장 이후 4개월여만이다.사진은 트위터 갈무리./사진=뉴시스
중남미 빈국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정부가 비트코인 200개를 구매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BTC는 24시간전에 비해 1.83% 오른 5만2705.45달러(610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전에 비해서는 11.64% 상승한 가격이다. BTC 가격이 5만2000달러 수준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12일 급락장 이후 4개월여만이다.사진은 트위터 갈무리./사진=뉴시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엘살바도르가 처음으로 200개의 코인을 샀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지한 뒤 4시간여 만에 "새로 200개의 코인을 샀다. 우리는 400 BTC를 보유하게 됐다"고 재차 트윗했다. 400BTC는 현재 가격 기준 2108만달러(244억853만원) 규모다. 부켈레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코인을 구매할 것"이라고 트윗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법화 채택에 대비하기 위해 BTC를 구입, 지급·결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BTC의 변동성에 노출되는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BTC 사용 촉진을 위해 정부 공인 가상자산 지갑(Chivo)를 설치하는 국민에게 30달러(3만4742원) 상당의 BTC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도 정부 보유 BTC 물량이 투입된다.

투자자 "역사적인 날" 환호..30달러 BTC 구매운동도

엘살바도르는 국내 산업이 미약해 많은 국민들이 미국 등 인접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은 60억달러(6조9498억원)에 달하며 이는 GDP(국내총생산)의 23%에 달한다. 국민 70%는 은행 계좌가 없어 송금 수수료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살바도르는 국내 산업이 미약해 많은 국민들이 미국 등 인접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은 60억달러(6조9498억원)에 달하며 이는 GDP(국내총생산)의 23%에 달한다. 국민 70%는 은행 계좌가 없어 송금 수수료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같은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며 지난 6월 비트코인 스타트업 잽(Zap)의 창업자 잭 말러와 함께 비트코인 법화채택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스1
엘살바도르는 국내 산업이 미약해 많은 국민들이 미국 등 인접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은 60억달러(6조9498억원)에 달하며 이는 GDP(국내총생산)의 23%에 달한다. 국민 70%는 은행 계좌가 없어 송금 수수료가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같은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며 지난 6월 비트코인 스타트업 잽(Zap)의 창업자 잭 말러와 함께 비트코인 법화채택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스1

부켈레 대통령은 이같은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며 지난 6월 비트코인 스타트업 잽(Zap)의 창업자 잭 말러와 함께 비트코인 법화채택 계획을 발표했다. 곧이어 관련 법안 통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반의 지급결제 서비스 '치보' 공개 등도 숨가쁘게 진행했다. 법화 유통 첫날인 7일을 'B-데이'로 지정하고 비트코인ATM을 설치하는 등 인프라 구축도 단행했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호했다. 레딧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30달러 어치의 BTC를 매수하는 운동도 전개됐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는 트위터를 통해 이 운동에 참여를 촉구하는 투표를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국민과 그들의 지도자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연 대 차원으로 30달러 어치의 BTC를 구입할 예정"이라며 "당신도 함께할 것인가"라고 썼다.

시큰둥한 여론..부정적 국제기관은 숙제

정작 엘살바도르 인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75%가 법화채택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액이 책정될 것을 우려한 연금수급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작 엘살바도르 인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75%가 법화채택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액이 책정될 것을 우려한 연금수급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제기관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엘살바도르 위치도/사진=뉴스1
정작 엘살바도르 인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는 75%가 법화채택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액이 책정될 것을 우려한 연금수급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제기관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엘살바도르 위치도/사진=뉴스1

국제기관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금세탁이나 외환 규제 사각지대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비트코인 도입으로 금융안정성이 더욱 흔들릴 우려가 있다며 최근 엘살바도르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BTC 법화채택으로 가격이 불안정해지고 금융 시스템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려는 부켈레 대통령의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모든 혁신과 마찬가지로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화채택도 역시 학습기간이 필요하다"며 "미래로 가는 길은 모두 이와 같으며, 하루나 한달 사이에 성취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트윗했다.
그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깨야 한다"며 "엘살바도르는 제1세계를 향해 나아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