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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K-SLBM

구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5 18:06

수정 2021.09.15 18:06

북한이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앞서 중부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사진=뉴시스
북한이 15일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앞서 중부 내륙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사진=뉴시스
한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지상발사, 올해 연초의 수중발사 시험에 이어 15일 우리 군의 최종 시험 발사 현장엔 문재인 대통령도 참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8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SLBM은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조기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으로 접근해 은밀히 발사되기 때문이다. 이를 장착한 전략핵잠수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폭격기와 함께 3대 핵전력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ICBM이나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에 비해 사거리는 짧지만, 미국은 북한의 SLBM 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 재래식 전력에서 남이 북을 압도한 지 오래다. 월등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각종 첨단무기를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한 결과다. 그러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중심의 비대칭전력에선 북이 절대 우위였다. 북핵은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가 한미 미사일협정에 묶여 있는 동안 북한은 ICBM급을 포함해 각종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 2015년엔 SLBM인 북극성-1형의 첫 수중사출 시험에 성공했다.

이후 6년만에 우리도 SLBM 개발에 성공했으니, 비대칭전력의 열세를 만회할 계기다. 그러나 아직 온전히 마음을 놓을 때는 아닐 듯싶다. 북한은 최근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탄도'가 아닌 '순항'에선 우리가 훨씬 앞선 줄 알았는데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핵탄두 장착까지 가능하다니 착각이었던 셈이다.

북한이 15일 다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이렇게 해서 계속 기술을 축적해 북한이 SLBM에 핵탄두까지 장착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아무리 국방예산을 늘려도 북핵 폐기 없이 남북 간 비대칭전력 격차는 해소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까닭이다.
임기 말 문재인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심기일전해야 할 이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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