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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부대원 軍장갑차에 깔려 즉사" 전두환 회고록 거짓 입증?

기사내용 요약
전두환씨 회고록 손배소송 항소심 두번째 변론기일
1980년 5월 21일 장갑차 사망사고 목격자 증인신문
"광주기갑학교 무한궤도형 장갑차에 깔려 사망 확실"
사망 이후 시위대 차량에 추가로 사고 당했을 가능성
오해 가능성, 군 강경 진압으로 이어져…고의 왜곡도

"공수부대원 軍장갑차에 깔려 즉사" 전두환 회고록 거짓 입증?
(출처=뉴시스/NEWSIS)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두환 회고록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1980년 5월 21일 공수부대원이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즉사한 뒤 시위대 운용 차량에 추가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공수부대원을 시위대 차량에 깔려 숨진 것처럼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잘못 보고 와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증언이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정권 찬탈과 무력 진압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할 수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광주고법 제2-2민사부(김승주·이수영·강문경 고법판사)는 15일 204호 법정에서 5·18단체와 고 조비오 신부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두환·전재국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두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번 항소심 쟁점은 전두환씨가 1980년 5월 21일 공수부대원이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것을 회고록에 시위대 장갑차에 깔려 숨졌다고 허위 기재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이날 법정에는 장갑차 사망사고 목격자인 11공수여단 63대대 9지역대 소속 일병이었던 이경남 목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 목사는 "같은 부대원이었던 권모 일병이 1980년 5월 21일 정오 무렵 금남로 수협 앞에서 우리 여단의 후진하던 무한궤도형 장갑차(광주기갑학교)에 깔려 숨진 것을 목격했다. 당시 상황과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시위대 운용 장갑차는 도시형 장갑차(수송 용도)였다"고 증언했다.

이 목사는 "권 일병이 후퇴하던 중 넘어졌고, 광주기갑학교 무한궤도형 야전 전투용 장갑차에 깔려 즉사한 것은 확실하다. 사망 이후 시위대 운용 차량들에 추가로 깔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검 수습 상황을 고려하면, 이미 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권 일병이 시위대 차량에 다시 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이 목사는 "이는 시위대 장갑차에 따른 죽음으로 오해해 강경 대응하는 계기가 됐고, 군이 (비무장 시민에 대한)발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한 바 있지만, 군 장갑차에 따른 사망이 맞다. 권 일병의 죽음을 목격하거나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수부대원 軍장갑차에 깔려 즉사" 전두환 회고록 거짓 입증?
(출처=뉴시스/NEWSIS)

실제 권 일병 사망 직후인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를 기점으로 11공수부대원 등이 2시간 넘게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자행, 수백 여명이 사상했다.

1980년 5월 20일 계엄군의 광주역 앞 집단 발포로 5명이 숨지자 다음 날 10만명 넘는 시민이 전남도청 앞 금남로로 모여 보호 대상인 국민을 학살한 신군부 세력의 헌정 유린에 맞섰다. 공수부대와 대치하며 퇴각을 요구하는 과정인 1980년 5월 21일 정오 무렵 권 일병 장갑차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5·18단체는 이 목사 신문을 통해 '권 일병이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것을 (전씨가) 회고록에 허위 기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씨는 회고록에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경 시위대 장갑차에 치여 계엄군 1명(권모 일병)이 즉사했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적었다.

전씨 측은 이 목사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의 질의를 이어갔다.

다음 재판은 11월 24일 오후 4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애초 회고록 표현을 둘러싼 주요 쟁점 13가지(각론상 표현 70개)를 총 3차례에 걸쳐 심리키로 했으나, 원고와 피고 측의 합의에 따라 1차례만 심리를 더 하고 재판을 종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18년 9월 전씨가 회고록에 적은 내용 70개 중 69개는 허위사실로 인정돼 5·18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69개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를 할 수 없다고도 명령했다.

전씨는 '5·18 당시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특정해 원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해석한 것 자체가 부당하다. 명예훼손 의도 또한 없었다'며 항소했다.

5·18단체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1심 판단을 전반적으로 존중하면서도, 1심에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 '계엄군 장갑차 사망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부대 항소했다.


한편 검찰 조서·국방부 과거사위 기록·보안사 일부 자료에도 이 목사의 목격담과 일치하는 11공수 61·62·63대대 계엄군들의 진술이 기록돼 있다. '후퇴하는 장갑차에 병사 2명이 우리(계엄군) 측 장갑차에 깔렸다. 권 일병이 수협 앞에서 숨졌다'는 진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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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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