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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中 '일대일로' 맞서 새 글로벌 인프라 사업 예고

유럽, 中 '일대일로' 맞서 새 글로벌 인프라 사업 예고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의 유럽의회에서 연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이 중국의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항하기 위해 독자적인 인프라 투자 사업을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연례 국정 연설에서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사업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각국과 글로벌 게이트웨이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 곳곳의 고품질 인프라 및 상품, 사람, 서비스 연결에 투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폰 데어 라이엔은 "우리는 가치에 기반한 접근법을 취해 파트너들에게 투명성과 우수한 관리 체계를 제공할 것"이라며 "의존이 아닌 연결을 조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EU의 번영과 안보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권위주의 정권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런 사실을 이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은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더 키우고 보다 활동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이 중국 소유 광산과 중국 소유 항구 사이에 완벽한 길을 놓는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런 투자에 대해 더 현명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일대일로 계획을 추진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꾀했다. 이탈리아와 동유럽 일부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중국의 계속되는 인권 탄압 문제와 일대일로 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처지가 난처해졌다. 특히 아프리카 및 동남아 신흥시장 국가들은 일대일로 사업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빚을 지고 특정 항구를 내주거나 사업권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대응해 국내외에서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다. 동시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에 나서고 인권 문제를 꺼내 들자 EU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폰 데어 라이엔은 "우리는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전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면서 일대일로와 달리 믿을만한 인프라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사이에 수중 광섬유 케이블 연결, 지중해를 연결하는 녹색 수소시장 구축을 위한 아프리카 투자 등을 글로벌 게이트웨이 사업 사례로 꼽았다. 폰 데어 라이엔은 "전 세계적인 사업 활동과 글로벌 교역은 바람직하고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사람들의 존엄과 자유를 희생시키면서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