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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이시바' 연합 만든 아베의 자충수…고노 차기 총리되나

'고노-이시바' 연합 만든 아베의 자충수…고노 차기 총리되나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노 다로(58) 행정개혁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60) 전 총무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전 정무조정회장(6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이번 달 말 치러질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기시다 후비오 전 정조회장이 무난하게 승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혼전 양상이다.

오히려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지지를 업은 고노 다로 행정규제개혁상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15일 일본의 복수 언론은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이번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2위를 달리는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이시바 전 간사장이 불출마하고 고노 개혁상이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자민당 내 각 파벌들도 투표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아베 신조 총리의 사임 이후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의 대세론이 일찌감치 형성됐었다. 아베 전 총리는 물론, 아소 다로 부총리가 후임 총리로 스가 현 총리를 적극 지지하면서 선거는 싱거운 결과로 끝났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파벌 정치가 극심한 일본 정치의 특성상 흔하지 않은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아베 전 총리의 묘수가 자충수로 작용하면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전 총리와 국회 입성 동기인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기시다파(46명)은 물론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큰 호소다파(국회의원 96명)와 아소파(53명)까지 두루두루 지지를 얻고 있다. 일본 정가도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자신들의 노선을 이어갈 후임 총리로 막후에서 기시다 전 정조회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를 업은 고노 개혁상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이 꼬였다. 아소파에 속해있지만 결이 조금은 다른 고노 개혁상은 아소 부총리가 경계하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아소 부총리가 고노 개혁상이 총리가 되면 사실상 세대교체가 일어나 그동안 이어 온 '아베 노선'이 끝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영향력이 크게 줄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전 총리는 극우 인사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을 지지 선언했는데 이를 두고 고노 개혁상과 이시바 전 간사장의 표를 일정 부분 분산시키기 위한 묘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중적 인기와 당내 기반이 없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 총재로 당선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선택이 묘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의 출마했을 때로 현 상황에서는 사실상 악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는 '고노-이시바' 연합이 형성됐고 결이 비슷한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다카이치 총무상은 호소다파의 지지를 놓고 서로 싸우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노 개혁상은 당내 보수파 내에서도 인기가 있다. 개혁적인 성향 탓에 젊은 의원들 중심으로 지지가 있고 무파벌 인사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과 동향 출신의 스가 총리로부터도 지지를 얻고 있다.

여론도 고노 개혁상이 유리하다. 전날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노 개혁상은 33%의 지지율을 받았는데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율까지 합치면 지지율이 49%에 달한다.

물론 이 같은 상황에서도 고노 개혁상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여전히 아베 전 총리의 입김이 센 것은 물론, 의원들의 다수는 비주류인 고노 개혁상보다는 기시다 전 정조회장을 향한 지지가 강하다.

고노 개혁상의 승리 시나리오는 당원당우 표의 비율이 50% 포함되는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끝내는 방법이다. 고노 개혁상이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도 결선투표에 들어가면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차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 투표에 간다면 고노 개혁상과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1 대 1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표와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대표들의 표를 합산하기 때문에 기시다 전 정조회장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번 총선이 아베 대 반(反)아베 구도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도 이 같은 대목 때문이다.
개혁 성향인 고노 개혁상이 승리한다면 9년간 이어져온 아베 전 총리의 입지가 좁아져 사실상 정권교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 고노 개혁상이 총리가 되면 사실상 정권교체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호사카 교수는 "(기시다가 총리가 되면) 한일 관계는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며 "고노가 된다면 어느 정도의 변화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