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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도 없고 월세도 오르고 '이중고'…무주택자 시름 깊다

뉴스1

입력 2021.09.16 05:31

수정 2021.09.16 08:04

12일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2021.9.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2일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부동산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2021.9.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무주택자들이 전세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매물 부족에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월세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다달이 내는 월세도 최근 들어 쭉 오름세라 늘어난 주거비 부담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포함한 월세통합가격지수 변동률은 0.26%로 전월(0.19%)보다 0.07%p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수 자체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인 100.5로 나타났다.


지수 변동률은 수도권에서 0.31%로 지방(0.22%)과 서울(0.19%) 대비 상승폭이 컸다. 주택유형별로 살펴보면 월세가격지수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단독주택 모두 상승했지만 그중에서도 수도권 아파트 유형에서 0.43%로 가장 높게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월세 상승을 전셋값 상승의 여파로 보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가 귀해지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강화된 금융 규제로 자금 마련에 실패한 세입자들이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월세 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내 아파트 전세거래 신고 건수는 7만3건으로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전년 동기(8만1725건) 대비 13.9% 감소했다. 지난달 기준 경기도 전셋값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 수도권 전셋값은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총 1만2877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를 낀 계약은 39.6%(5106건)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35.5%, 7월)보다 4.1%포인트(p) 오른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자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었고, 정부 규제로 늘어난 보유세를 세입자 월세로 충당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면서다. 세입자로서도 급등한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반전세를 스스로 택하기도 한다.

지난 달 준전세 월세통합가격지수 변동률은 0.61%로 전월(0.20%) 대비 3배 이상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 형태로, 보증금 비중이 가장 커 '반전세'라고 불린다.
통상 전세의 월세화 중 첫 단계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월세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우선 전세 물량이 확보가 돼야 하는데, 임대차법 이후 재고 물량이 풀리지 않고 입주 물량도 적다"며 "실거주 의무가 완화되니 물량이 늘었던 은마아파트 사례처럼, 규제를 일부 완화해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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