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흔들리는 공모주 불패…하반기 상장사 35%가 공모가 밑돌아

흔들리는 공모주 불패…하반기 상장사 35%가 공모가 밑돌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공모주 투자 불패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상장한 종목 중 35%가 공모가를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청약 경쟁률도 뜨겁지 않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되는가 하면 스팩(SPAC) 청약 경쟁률 열기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주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총 54개(스팩, 이전상장, 리츠 제외)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 주가가 공모가에 못미치고 있다.

◇ 하반기 들어 공모주 수익률 부진

공모가 하회 12개 종목 중 6개가 7월 이후 상장했다. 하반기 들어 17개 종목이 상장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내기주 10개 중 3~4개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는 의미다. 10개 중 1~2개만이 공모가를 하회한 상반기와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특히 대형주의 부진이 공모주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4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 대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그중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공모가 대비 330.77% 올랐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21.90% 상승하면서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상장한 코스피 7개 종목 중 4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올해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크래프톤이 0.90% 내렸고, 한컴라이프케어(-25.91%), 롯데렌탈(-21.61%), 에스디바이오센서(-7.88%) 순으로 낙폭이 컸다.

김수연 한화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공개(IPO)시장의 고점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공모가가 높아질수록 발행자는 유리하고, 유통시장 참가자는 먹을 것이 사라진다. 공모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 뜨겁던 청약 열기도 주춤?

청약 경쟁률에서도 공모주 투자 열기가 주춤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에서 결정된 종목은 4개(에스이치피오, 아모센스, 에스앤디, 프롬바이오)다. 특히 9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에스앤디, 프롬바이오는 희망 밴드 최하단보다 각각 6.7%, 16%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공모가 밴드 최하단을 벗어난 건 올해 처음 있는 일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기관투자자들이 펀드 자금 때문에라도 '공모주는 무조건 담아야 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수익률 관리에 나서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도 공모주 옥석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상적인' 스팩 청약 열기도 사그라들고 있다. 지난 13일과 14일 청약을 진행한 신한스팩8호의 경쟁률은 361.39대1로 기록했다. 과거에 통상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스팩 경쟁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직전 유진스팩7호(3921대1)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이는 역대 최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던 유진스팩7호가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하한가로 마감하고, 이튿날도 11.61% 추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IBKS제16호스팩의 주가도 2540원으로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모주라고 해서 아무런 호재 없이 유동성으로 주가가 급등하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