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뷰]허희영 교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독과점 우려 없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9.19 06:00

수정 2021.09.19 06:00

[인터뷰]허희영 교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독과점 우려 없다"

[파이낸셜뉴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독과점 우려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부 시민단체의 문제제기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9개월 가량 늦어지는 것과 관련 항공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항공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사활이 걸린 문제로 부실기업이 도태할 때 생기는 파장 등을 놓고 전향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경쟁 당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다른 국가의 경쟁 당국도 설득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19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표 항공사를 하나씩 두고 있는 다른 나라 정부에서는 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는 없고 공정경쟁으로 소비자 편익이 줄어드는 일도 없다"고 밝혔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운임이 더 싸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대한항공보다 몸집이 몇 배나 큰 메이저 항공사들, 중국과 중동 3사들이 파는 운임을 대한항공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싸다"며 "오히려 운임은 낮아지고, 스케줄은 편리해져 소비자 편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노조에서 항공사의 국영화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해외 시장은 민간 항공사가 주도하고 있어서다.

그는 "알이탈리아항공은 부실화가 심해 민간과 해외에서조차 인수자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이탈리아 정부가 감당한 것"이라며 "선진국은 민간항공이 많고, 개도국과 후진국에선 국영항공이 많다고 보면 된다. 국내 시장이 커 잠재력이 풍부한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가 국제경쟁에서 맥을 못 추는 것도 국영기업의 비효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눈엔 대한항공이 독점으로 보이지만 국제무대에선 외항사와 치열하게 경쟁한다. 항공운송업은 글로벌 비즈니스이고 항공교통의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며 "코로나 팬데믹 선언 직후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가 나선 보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처음에 우리 정부는 뒷짐 지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항공사간 적극적인 M&A가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과 유럽이 시장 경쟁 후 활발한 M&A를 했던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규제완화법 제정(1978년) 이후 1980년대부터 수많은 신생 항공사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엔 100여건의 M&A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TWA, 팬암, US Airways, 컨티넨탈, 노스웨스트 등 메이저 항공사들이 현재의 아메리칸, 델타, 유나이티드 등 빅3에 흡수됐다.

LCC는 사우스웨스트, 제트블루 등으로 주도하고 나머지는 지역항공사, 소형항공사로 분화됐다.
유럽은 아예 대표 국적사끼리 묶이는 M&A가 이루어져 오스트리아항공과 스위스항공을 인수한 루프트한자, KLM의 대주주인 에어프랑스, 최근에는 브리티시항공이 이베리아항공과 IAG 그룹으로 묶일 정도로 판이 크다.

허 교수는 "항공사 M&A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소비자 편익도 늘어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된 재편에 더 탄력이 붙어 수년 내로 통합 대한항공 1사와 나머지 LCC는 활발한 M&A를 통해 3~4개, 많아야 4, 5개로 과점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가 되면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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