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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처럼"...비트코인 법정화폐 활용 국가 늘어난다

 "엘살바도르 국민 3분의 1, 비트코인 지갑 '치보' 적극 이용"
우크라이나, 가상자산 이용 합법화
파나마, 가상자산법 초안 공개
쿠바, 가상자산 사용 허가 결의안 승인
[파이낸셜뉴스]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지 3주가 지난 가운데, 가상자산 사용을 촉진해 경기 부양을 하려는 국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로 금융 인프라가 낙후된 국가들인데, 가상자산 사용으로 금융시스템에 투명성을 더해 해외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볍정화폐 사용이 순조롭게 안착되면서 다른 국가들 또한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살바도르 "국민 3분의 1 비트코인지갑 사용"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국민의 3분의 1이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창설 75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AP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국민의 3분의 1이 비트코인 지갑인 '치보'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창설 75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AP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자국의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인 '치보(Chivo)'를 전국민의 3분의 1인 21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치보가 운영 3주만에 엘살바도르 내 어떤 은행보다 더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게 됐다"며 "치보 이용자수가 엘살바도르 내 모든 은행의 이용자수를 합친 것을 능가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6일부터 전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치보는 개인과 기업들이 전세계 어디에서든 비트코인이나 달러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부켈레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는 최근 수백만명의 반정부 시위자들이 비트코인법에 반대 의견을 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치보의 성과가 엘살바도르 내에서 비트코인법 반대론자들의 기세를 꺾어 놓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다.

치보 이용자수가 짧은 시간 내 증가한 것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전국민에게 1인당 30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지급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다. 이런 가운데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하자 지난 7일과 20일에 비트코인을 매수하면서 총 보유량이 700BTC가 됐다.

우크라이나, 가상자산 이용 합법화
우크라이나 의회는 가상자산 이용을 합법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뉴스1로이터
우크라이나 의회는 가상자산 이용을 합법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진=뉴스1로이터

엘살바도르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파나마, 쿠바 등 국가들이 가상자산의 사용을 장려해 경기 부양을 이끄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가상자산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이를 통해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동유럽 국가인 우크라이나에서는 가상자산 이용을 합법화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파나마와 비슷한 행보로,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제도화를 통해 이용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서 가상자산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국민 개인이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거래소 등 사업자들은 당국의 감시 및 단속을 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의회에서 넘어온 이 법안에 서명할 경우 2022년까지 기업들과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시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달 미국을 방문해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가 가상자산을 위한 합법적인 혁신 시장이 되려는 싹을 튀우고 있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마이하일로 페도로프 디지털전환장관도 "우크라이나의 국영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수 있도록 결제 시장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나마, 가상자산으로 일자리 창출 목표

파나마와 쿠바 등은 가상자산 이용 촉진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파나마와 쿠바 등은 가상자산 이용 촉진을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중앙아메리카 소재 국가인 파나마의 가브리엘 실바 하원의원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한 당일 이른바 '가상자산법'을 의회에 제출했다. 실바 의원에 따르면 이 법은 파나마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다. 엘살바도르처럼 파나마에서 가상자산의 사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며 기업들이 비트코인 이용에 제한을 두면 안된다고 한 반면 파나마의 가상자산법은 가상자산 사용을 의무화하지는 않고 있다. 일부 소매상과 국민들이 급작스럽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는 것을 불편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쿠바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어려움에 빠진 쿠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쿠바 중앙은행(BCC)은 지난 9월 15일 가상자산 사용을 허용한 결의안을 승인했다.

다만 BCC는 통화정책 관련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사용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 BCC는 가상자산의 거래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적인 거래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