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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과학' 어때] 전통공예와 과학이 만났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1 15:00

수정 2021.10.01 15:00

'과학자와 예술가의 옻칠탐험기' 전시회
옻칠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소재를 섞어 작품에 붙어 있는 등에서 불이 켜진다. 안테나, 회로 배선, 스크린 인쇄 등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옻칠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소재를 섞어 작품에 붙어 있는 등에서 불이 켜진다. 안테나, 회로 배선, 스크린 인쇄 등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옻칠은 옻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정제해 만든 도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옻칠을 사용한 역사는 50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참으로 놀라울 따름입니다.

주로 목재 위에 발라서 목재를 보호하고 광택을 내는데 쓰였습니다. 옻칠을 하면 목재 안으로는 스며들고 위로는 비닐처럼 얇은 막을 형성해 코팅효과를 내기 때문에 방수와 방습 효과가 탁월합니다.

또한 옻칠을 한 제사용 그릇은 아주 조금 틀어졌을때 옻칠의 특성으로 인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옻칠을 한 밥그릇에 음식을 담아두면 몇일은 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고급 자동차 마감재와 우주선 부품의 코팅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옻칠이 과학과 만나는 전시회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광주과학기술원, 숙명여자대학교, 지천옻칠아트센터가 함께 서울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 10월 4일까지 'CROSS : 과학자와 예술가의 옻칠탐험기'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옻칠을 목분, 종이가루 등과 섞어 그 자체를 점토처럼 주물러 작품을 만들었다. 일반 지점토와 달리 굳으면 강한 경도와 방수성을 가진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옻칠을 목분, 종이가루 등과 섞어 그 자체를 점토처럼 주물러 작품을 만들었다. 일반 지점토와 달리 굳으면 강한 경도와 방수성을 가진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이 전시회는 옻칠의 역사를 소개하고 작품을 전시합니다. 뿐만아니라 과학적인 평가방법으로 옻칠 소재의 특성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과학이 만난셈이죠.

전시장에는 40여점의 공예 회화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옻칠이라고 하면 암갈색 빛이 도는 나무 공예품을 떠올릴 겁니다.

전시 작품중에는 기능성 옻칠 소재를 사용한 것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옻칠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소재를 섞어 작품에 등을 달았습니다.

또 옻칠을 목분, 종이가루 등과 섞어 그 자체를 점토처럼 주물러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소재는 일반 지점토와 달리 굳으면 강한 경도와 방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건성유와 옻칠을 최적 비율로 배합해 굳으면 딱딱해지는 옻칠의 특성을 보완해 유연한 가죽의 성질을 그대로 살린 작품이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건성유와 옻칠을 최적 비율로 배합해 굳으면 딱딱해지는 옻칠의 특성을 보완해 유연한 가죽의 성질을 그대로 살린 작품이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이와함께 건성유와 옻칠을 최적 비율로 배합해 굳으면 딱딱해지는 옻칠의 특성을 보완해 굳어도 유연하게 구부러지게 만든 가죽제품도 전시돼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특정 색의 빛 파장을 반사하는 옻칠 등 새로 개발된 기능성 옻칠 작품까지 다양합니다.

저도 지금까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새로운 과학 분야만 연구하는 줄 알았는데요.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얼이 서린 전통 기술을 과학적 원리로 새롭게 밝혀 내 그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도 하고 있었네요.

균일 분산 나노입자 제어 기술로 안료나 염료 첨가 없이 빛 비침에 따라 특정 색을 띄는 작품이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균일 분산 나노입자 제어 기술로 안료나 염료 첨가 없이 빛 비침에 따라 특정 색을 띄는 작품이다. 지천옻칠아트센터 제공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경북 상주의 지천옻칠아트센터 갤러리에서 10월 6일부터 연말까지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 다른 일정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꼭 한번 구경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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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과학' 어때] 전통공예와 과학이 만났다


과학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어렵다', '딱딱하다', '다른 세상의 얘기'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저 또한 과학 관련된 곳을 처음 출입했을때 마찬기지였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귀 기울여보면 우리 일상에서 많이 접했던 것들입니다. 과학분야에서 쓰는 단어들이 좀 어려울 뿐이죠. 그래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봤습니다.
국내 여러 곳에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보셨다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함께 제가 소개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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