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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실내공기질 측정결과 믿어도 되나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3 06:00

수정 2021.10.03 06:00

2년간 전국 1만2천개 학교 중 미세먼지 기준치 초과 학교 1곳에 불과
측정날짜 미리 알고있는 학교, 장소까지 지정 측정업체는 따를뿐

【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전국 초·중·고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교 실내공기질 위생검사 측정 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3일 유동수 의원이 국무조정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1만2000여개의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된 학교 실내공기질 위생검사에서 미세먼지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는 단 1개(2019년 충북지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유 의원은 “발표된 결과만 본다면 현재 우리 학생들은 미세먼지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가 왜곡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4월 시행된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교장은 상·하반기 각각 1회 이상의 공기질 측정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 공기질 측정은 각 시·도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이 나라장터에서 용역입찰을 통해 선정한 업체가 진행하고 있다.


낙찰업체는 사업수행계획서를 각 시·도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에 제출하고 사업계획서에 따라 각 학교의 실내공기질 위생검사를 실시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절차만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공기질 측정업체들은 검사대상 학교와 측정날짜를 사전에 협의를 한다. 또 공기질 측정 장소를 학교가 제시하고 업체는 따르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유동수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학교 실내공기질 위생검사 측정업체들은 대상학교들과 사전에 약속한 날짜에 방문해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전국적으로 매년 미세먼지주의보는 300~400회, 초미세먼지는 주의보 590회 경보가 52회로 급증했다.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에 정한 미세먼지 유지·관리기준은 더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2년간 전국 2만3954개 초중고등학교 공기질 측정에서 미세먼지는 1곳, 초미세먼지는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유 의원은 “학교실내공기질 위생검사는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교육당국은 현행 학교실내공기질 위생검사 제도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실내공기질 측정결과 믿어도 되나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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