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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어린이병원' 참여회원에 불이익 준 의사회, 공정거래법 위반"

대법원 전경© 뉴스1
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한 회원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9월 평일은 밤 11시부터 12시까지, 주말·공휴일은 최소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소아과 병원을 공모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하고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중대형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며, 1차 의료기관인 동네병원을 붕괴시키는 등 불공정한 정책이라면서 반대입장을 밝혔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2015년 3월부터 5월까지 4개 병원을 방문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취소신청을 요구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 징계방침을 통지했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페드넷'을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달빛어린이 사업에 참여한 회원들의 명단도 공개했다. 페드넷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다.

공정위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이 같은 행위들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 및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취한 제한행위의 주된 목적은 다수의 소규모 병원을 보호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의 확대를 저지하려는 것일뿐,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가격 인상이나 공급제한 등을 위한 담합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의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의사회는 구성사업자들에게 권유하거나 권고하는 것을 벗어나,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신청을 직접 철회하도록 요구하거나 징계방침결정·통지, 페드넷 이용제한 등을 통해 구성사업자들에게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사실상 강요했다"며 "이같은 행위는 구성사업자들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한행위의 내용이나 방법 등에 비춰볼때 의사회의 주된 목적이나 의도는 구성사업자들이 이 사업을 신청하지 않도록 직접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야간·휴일 진료서비스의 공급에 관한 경쟁의 확대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의사회의 제한행위로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인한 야간·휴일 진료 확대가 제한될 우려가 크고 구성사업자들 상호 간의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음이 분명하므로, 제한행위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제한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거래 소송은 신속한 판단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고법과 대법원의 2심 체제로 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