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청년층 도박중독, 구조적 문제 해결·주체적 노력 모두 절실"

뉴시스

입력 2021.10.03 11:50

수정 2021.10.03 11:50

기사내용 요약
한국도박문제관리 광주·전남센터 주최 학술 토론
스포츠도박·코인 투자 등 중독 심화, 해결책 모색
'취업난·내 집 마련' 등 문제와 연동…인식도 중요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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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전남 지역 청년층 도박 중독이 코로나19 이후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내 집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 해소와 함께 인식 개선 등 다각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광주 동구 전일빌딩 245 9층 행사장에서 '청소년·청년을 위한 이야기가 있는 곳, 청청 페스티벌'을 온·오프라인 행사로 열었다고 3일 밝혔다.

학술·토론 행사에선 '청년 도박 중독'의 문제점과 해법을 둘러싼 열띈 논의가 벌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광주청년센터 서인희 청년정책팀장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청년의 일상: 드러난 숫자, 드러나지 않는 청년의 삶'을 주제로 현재 청년들이 처한 환경적 어려움을 소개했다.

서 팀장은 "청년센터 자체 조사 결과, 전체 청년 기준으로 자가 주택의 경우 월 평균 주거 비용은 약 20만 원, 전세 주택은 약 18만 원, 보증금 있는 월세 주택은 37만 원, 보증금 없는 월세 주택은 28만 원, 무상 거주 주택은 12만 원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9월 대기업 74.2%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 없거나 미정이었다.
올해 9월에도 대기업 68%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정해지지 않았다"며 "광주시의 '코로나19로 인한 청년들의 삶의 변화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역 청년 24.4%가 코로나19 여파로 실직을 경험했다. 광주 청년의 36.5%가 코로나19 여파로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령대별 우울 증상 비율 등 정신건강 위험도도 20~30대가 가장 높았다. 취업도, 내 집 마련도 '계획'할 수 없으니 복권 당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의 청년들은 일상 자체가 생존을 건 도박일지도 모른다"며 "충고와 비난을 멈추고 이해와 공감을 먼저 해야 한다. 전방위적이고 전위적인 전환을 통한 현실적 정책이 희망의 시작이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 김영곤 예방치유팀장은 "지난 3년간 청년 1019명이 도박 중독 증상을 경험하고 도움을 받고자 센터에 상담 접수를 했다"며 "매년 센터 이용자 중 60~70%가 청년 도박자에 해당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어 "2019년 288명, 2020년 386명,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45명의 청년들이 도박 문제로 도움을 요청했고 해마다 인원이 늘고 있다. 올해 센터 이용 청년 중 98%가 온라인 도박을 접하고 있었다"며 "유형 별로는 스포츠도박이 절반 수준으로 가장 많았고 실시간 도박, 카지노, 가상화폐, 주식 순이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가상화폐와 주식을 하는 비율이 2019년 12명(4.2%)에서 2020년 22명(5.7%), 올해 1~8월 23명(6.7%)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팀장은 "주식과 가상화폐의 경우, 투자 목적을 갖고 하는 경우가 많다. 현 시대에서는 '노동 대가인 월급 만으로는 미래를 계획할 수 없다'며 제2의 월급인 투자 목적으로 주식과 가상화폐를 하면서 이를 적절한 행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돈은 행동을 촉진하는 큰 강화 요인이여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제 수준까지 넘어가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20~30대 도박자의 경우, 경제활동을 하는 부모와 함께 생활을 하는 경우들이 많아 가족들의 피해도 함께 커진다"고 역설하며 "온라인 도박을 이용하기 손쉬운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는 "개인이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개인이 개인을 바꿀 수는 있다"며 "청년 자신이 자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자기인식'과 '수용'이라는 가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내가 하는 도박 행동이나 투자가 문제가 되는 수준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이를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팀장은 "다양한 척도를 통한 선별 검사와 주변인들의 피드백을 통해 알 수 있다.
자기 인식과 수용의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 여부에 따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의 차이는 크다"며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주체적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광주전남센터는 도박문제 예방·폐해 최소화를 위해 설립된 지역 내 유일한 도박문제 예방치유 전문기관이다.


도박 중독 문제를 겪고 있는 본인 또는 가족은 누구나 ▲국번 없이 1336(전화·문자메시지) ▲온라인 채팅 넷라인 ▲카카오톡 챗봇('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친구 추가) 등을 통해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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