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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스크 덜어낸 마사회 비상경영…"쇄신대책 찾겠다"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03 18:28

수정 2021.10.03 18:28

폭언논란 김우남 회장 해임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에 죄송"
TF 가동해 고강도 대책 마련
코로나 여파로 72년만에 적자
온라인 경마 도입 밀어붙일 듯
"사행성 조장" 정부 반대가 변수
CEO 리스크 덜어낸 마사회 비상경영…"쇄신대책 찾겠다"
한국마사회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떨어내고 비상경영 가동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 마련에 나선다.

폭언논란에 휘말린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해임으로 조직의 체질개선을 위한 비상경영위원회와 경영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방안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CEO리스크 털고 비상경영 가동

3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김우남 회장이 지난 1일 해임됐다.

지난달 김 전 회장에 대한 해임안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해임이 확정됐고, 이 사실이 지난 1일 마사회로 통보됐다. 마사회는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과 경마고객, 전국의 말산업 종사자 여러분께 크나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임직원들은 회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혼연 일체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월 구성한 비상경영위원회와 경영개선 TF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전사적 자구대책과 전 분야에 걸친 강도 높은 쇄신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국민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고, 대한민국 말산업이 제자리를 찾도록 더욱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로 경영 타격…온라인경마 도입 기대

당장 마사회는 국민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올해 중반부터 본격 추진하려다 차일피일 미뤄왔던 '한국마사회 혁신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무너진 말생태계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마사회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위기대응을 위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마사회는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말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상생경마'를 시행 중이다.

그동안 모아둔 유보금을 활용해 상금을 지급하는 상생경마는 2만4000여명의 말산업 종사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되는 한편 경주마에겐 경주능력 유지와 동물복지 증진의 바탕이 되고 있다.

마사회는 매주 약 70억원의 유보금을 상생경마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투입된 금액만 500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유보금이 바닥나면서 마사회는 차입경영까지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마사회는 창립 이후 72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약 7조30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1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영업손실은 4300억원을 기록했다.

각종 비상대책 가운데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마 중단으로 말산업 전체가 고사 위기에 빠졌고, 온라인 마권 발매가 유일한 대안"이라며 "정부는 경륜·경정 등 타 산업과의 비대칭 규제를 적극 검토하고 경마 온라인 발매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불법 사행산업의 시장 주도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온라인 마권 발매 내용을 담은 한국마사회법은 올해 두 차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사행성 조장 논란과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한 농식품부의 반대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8월 국회에서도 "코로나19로 마사회가 어려워서 탈출구로 온라인 마권을 발매한다는 이런 방식으로는 국면을 돌파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경영위기를 대비해 전사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온라인 발매 시행이 경마에도 적용된다면 2만4000여 말산업 종사자에게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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