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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돈다발 냉장고, 1년간 중고시장 떠돌다 제주로…주인 단서는 '약봉투'

지난 8월 6일 중고 김치냉장고 외부 밑바닥에서 발견된 5만원 뭉치. 모두 2200장, 1억1000만원의 거액이었다. (제주 서부서 제공) © 뉴스1
지난 8월 6일 중고 김치냉장고 외부 밑바닥에서 발견된 5만원 뭉치. 모두 2200장, 1억1000만원의 거액이었다. (제주 서부서 제공) © 뉴스1


돈다발을 장판으로 붙여 놓았던 중고 김치냉장고 밑바닥(위). 아래는 함께 발견된 봉투에 돈 주인이 적어 놓은 '돈 출저'로 이를 토대로 경찰은 돈 주인을 찾았냈다. 돈 주인은 지병을 앓다가 지난해 9월 고인이 됐으며 유족들은 돈다발이 냉장고 밑바닥에 있는 줄도 모르고 중고 시장에 내 놓았다. (제주 서부서 제공) © 뉴스1
돈다발을 장판으로 붙여 놓았던 중고 김치냉장고 밑바닥(위). 아래는 함께 발견된 봉투에 돈 주인이 적어 놓은 '돈 출저'로 이를 토대로 경찰은 돈 주인을 찾았냈다. 돈 주인은 지병을 앓다가 지난해 9월 고인이 됐으며 유족들은 돈다발이 냉장고 밑바닥에 있는 줄도 모르고 중고 시장에 내 놓았다. (제주 서부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중고 김치냉장고가 5만원짜리 2200매, 1억1000만원의 현금을 매단 채 1년여 동안 중고시장을 떠 돌다가 제주도까지 내려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6일 김치냉장고 외부 밑바닥에 현금뭉치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돈 주인 추적에 제주 서부경찰서 강권욱 형사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중고 냉장고에 얽힌 사연과 수사과정을 풀어 놓았다.

강 형사는 "(지난 8월 6일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보니) 냉장고 밑바닥 표면에 (돈다발을) 장판으로 붙여놓은 상태였다"며 "판매업자도, 신고자도 눈치를 못 챘다"고 했다.

단지 "냉장고가 오래된 모델로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 임시로 설치해 놓은 그런 도구로 다 알고 계셨다"는 것.

강 형사는 "돈의 출처를 찾아 나섰지만 중고냉장고를 판매한 사장에게도 누가 이 냉장고를 가지고 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제주항 내부 CCTV를 모두 확인했으나 특정되지 않아 형사 팀 모두 서울로 출장을 갔다"고 했다.

이어 "서울서 며칠 동안 주변 상가들까지 모두 탐문을 진행했지만 (제주도로) 냉장고를 직접 판매한 사장조차 출처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인근 CCTV를 모두 다 뒤졌지만 단서가 나오지 않아 조금 힘든 상황이 왔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현금이 들어 있던 대봉투에 적혀 있던 메모를 통해 결정적 단서를 잡았다"며 "병원 대봉투였는데 병원봉투와 함께 약 봉투도 함께 있었다"고 했다.

이에 강 형사는 "병원봉투에 퇴원일자, 보험금 수령 금액 같은 것이 기재돼 있어 메모에 기재된 일자에 퇴원한 환자 명단을 확보하고 약국에 방문한 환자 중 그 일자에 퇴원한 환자를 추적, 범위를 좁혀 나갔다"며 돈 주인을 찾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강 형사는 "돈 주인은 서울에 혼자 거주하시던 60대 여성으로 보험금 수령한 돈과 재산 일부를 처분한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냉장고 밑에 보관하셨던 걸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갑자기 돌아가시게 돼 가족들도 돈이 거기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강 형사는 "유품을 정리한 날짜, 신고자가 냉장고를 받게 된 날짜 등을 비교해 보면 약 1년 동안 서울 내에서 돌아다니다가 제주까지 오게 됐다"며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 초까지 돈다발을 매단채 냉장고가 서울 중고시장을 떠돌아 다녔다고 했다.

돈다발 냉장고가 알려진 뒤 '우린 돈 같다'는 신고가 10여건 들어왔다고 한 강 형사는 "신고자에게는 유실물법에 따라 5%에서 20%(550만 원~2200만 원) 사이의 보상금이 주어진다"며 곧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법에 따라 보상금에도 22%의 세금(불로소득)이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