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저가매수’ vs ‘인버스’, 조정장 속 개미들 투자 선택은?

[파이낸셜뉴스]최근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정을 보이자 하락에 배팅하는 개인과 지수 상승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를 하는 개인이 나뉘고 있다. 지난해 하락장에 한 성장주를 싼 값에 사들여 수익을 극대화했던 경험이 있는 개미들이 기회라고 판단해 매물을 줍는 경우도 있는 반면, 하반기 변동성이 커지자 인버스 상품을 매수하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전 거래일 대비 80원(3.68%) 오른 2255원에 거래됐다. 최근 지수 하락이 예상되면서 기관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도 매수세에 일부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 담는 개미들
'곱버스'로 불리는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인버스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로, 코스피200지수의 -2배를 추종한다. 코스피200 지수가 1% 오르면 2% 손실이 나고, 1% 떨어지면 2% 오르는 방식이다.

개인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4거래일 연속 1179억원을 사들였다. 16일 771억원을 매도했지만 17일과 23일 359억원을 사들이며 7거래일 동안 766억원을 매수했다.

다만 개인이 인버스 상품을 집중 매입한 시기에 코스피는 오히려 상승했다. 코스피는 10일 0.36%, 13일 0.07%, 14일 0.67%, 15일 0.15% 올랐다. 16일 개인이 인버스를 매도하자 오히려 코스피는 0.74% 하락했다. 하지만 9월 한 달 간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1995원에서 2255원으로 13.03% 상승한 만큼 개인의 추가 매수세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수 상승에 관련된 ETF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1일 코덱스(KODEX) 레버리지 ETF는 전 거래일 대비 950원(3.87%) 하락한 2만3610원에 거래됐다. 이날 개인은 71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하루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9월 한 달간 개인은 해당 레버리지 ETF를 1776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개인의 순매수세는 강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강하게 조정을 받은 대형주와 빅테크주를 대거 주워담았다. 실제 올해 3·4분기에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4조379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2조5580억원), 현대차(1조4324억원), 카카오(1조3634억원), 엔씨소프트(1조517억원) 등을 사들였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6월 30일 주가가 8만700원이었으나 10월 1일 기준 7만3200원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12만7500원에서 10만원까지 하락했다. 카카오는 빅테크 규제 이슈로 16만3000원에서 11만6500원까지 하락했고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의 흥행 실패로 82만원에서 59만5000원까지 빠졌다.

연초에 코스피를 이끌던 이들 종목들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자 개미들이 향후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저가 매수세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29일 국내 증시가 미국발 국채 금리 인상에 급락하자 유가증권시장에서만 하루 만에 약 1조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떠받쳤다. 이날 개인은 삼성전자 5912억9000만원, 삼성전자우선주 996억2000만원 어치를 사들이며 삼성전자 주식만 총 70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날 KODEX 레버리지도 757억3900만원을 담았다.

■주가 상승 모멘텀 약해, 개인 고민 커져
증권가에서는 개인들이 지난해 하락장에 우량주나 기술주를 주축으로 한 성장주를 싼 값에 사들여 수익을 극대화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최근 증시 변동성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판단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미국, 중국 등의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줄어들 수 있어 개인의 매수 유입 강도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기관이 인버스 상품을 대거 사들이는 만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라며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과 더불어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주가의 부담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