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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재범 "마스크 100만장 수입 어려움 많았지만 뿌듯"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 뉴스1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 © 뉴스1


[편집자주]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치르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는 한때 하루 확진자 100명을 훌쩍 넘기며 거리두기 4단계를 겪기도 했다. 시민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밤낮을 잊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집단면역 형성과 일상회복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 나오고 있는 각 지자체 구청장을 만나 방역 애환과 앞으로 위드코로나 시대 구정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함께 맞는 비’ 정신으로 구민들과 함께 멀리멀리 가고 싶습니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직원들과 구민들이 모두 마음을 모아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한다.

부산 남구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마스크 수입’을 추진해 모범사례를 만들었다.

또 안전한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워크스루 부스’를 개발해 국제규격 특허권을 받는 등 K-방역모델의 표준이 됐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오륙도페이’와 영남권 최초 공공배달앱 ‘어디go’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박 구청장은 코로나19 극복, 남구의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구민과 함께 고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뉴스1>은 5일 그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있었던 위기상황, 극복사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박 구청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남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코로나 대처상황은.

▶우리가 원치 않던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다 힘들다. 요즘 솔직히 하루하루가 전쟁터다. 아마 전국 지자체가 대동소이하겠지만 나름대로 가보지 않은 길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우리 남구가 할 수 있는 게 기본에 충실한 것이었다. 대신 구민의 안전이 걸린 문제에 있어서는 선제적으로 반발 먼저 앞서자는 차원에서 여태까지 지내왔다. 부산에서 제일 먼저 백운포에 남구 예방접종센터를 개소하고 백신 접종을 위해 전 직원이 함께 노력했다. 지난 9월14일 기준 구민의 70%가 1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 접종도 12월 말이 되면 70%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청 직원, 보건소 관계자들의 피로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코로나 상황이 1년 반 거의 2년 가까이 되면서 특히 보건행정 직원들의 피로감은 말로 할 수가 없다. 우리 남구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 외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예방접종센터 운영, 자가격리자 관리,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하고 있다. 나름대로 직원들 사기진작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특별휴가 3일을 주고, 직원들 초과근무수당 지급 시간도 연장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근무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부산시에 간호직 공무원의 충원도 요청하고 있다. 코로나 정국이 안정되면 백서도 만들어서 다음 전염병이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저희 구청에 오시면 입구에 고(故) 신영복 선생님의 ‘함께 맞는 비’란 현판이 있다. 이제는 비가 왔을 때 함께 맞아줄 수 있는 그런 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함께 가면 멀리 간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큰데 구에서 시행하는 대책이 있다면.

▶참 고개를 못 들겠더라. 체감경기가 거의 바닥이다. 저희 남구 관내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아우성이다. 그래서 저희가 골목상권 활성화를 고민한 끝에 지난해 지역화폐 ‘오륙도페이’를 만들었다. 또 영남권 최초로 공공배달앱 ‘어디go’를 출시해 소상공인들이 가입비나 중개수수료, 광고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오륙도페이와 연계해 구민은 10%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연 성공할까 고민했는데 의외로 760개 가맹점이 생기고 15억의 주문액도 발생했다. 오륙도페이와 연계를 하면서 지역경제 선순환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코로나 위기 때 실시한 정책이나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다. 약국에서 마스크 한장 사려고 국민들이 엄청나게 줄을 섰는데도 못 구했다. 왜 국가가 존재하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때 저희 남구는 역발상을 통해 마스크 100만장을 수입해서 세장씩 구민들에게 나눠줬다.

또 워크스루 부스를 만들어서 안전하게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워크스루 부스는 처음에 의무사무관님이 가지고 온 아크릴박스에서 발전했다. 의무사무관님이 본인도 확진자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검사를 진행하기 불안하니까 이런 아이디어를 내셨다. 이게 자꾸 진화하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국제규격의 특허권도 받게 됐다.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도 수상하고 K-방역모델로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뿌듯한 것은 저희가 귀한 사례를 만들다보니까 어떻게 마스크 100만장을 수입했냐며 국무조정실에서도 연락이 오고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더라. 이후에 부산시, 사하구, 울산시에서도 전부 마스크를 수입했다. 아마 저희가 좋은 사례로 물꼬를 트지 않았나 싶다. 우리 직원들과 구민들이 하나가 됐기에 가능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앞서 말했던 마스크 100만장 수입이 사실 녹록지 않았다. 마스크 대란이 있던 당시 정부에서는 마스크 수출은 금지했는데 수입은 금지하지 않았다. 그래서 저희 남구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다. 논의 끝에 싱가포르에서 항공편을 통해 마스크 100만장 수입을 진행했는데 그때 생각지도 못하게 대한민국이 출입금지국이 됐다. 항공기가 대한민국에 못 들어온다고 할 때 힘이 빠지더라. 결국 취소가 되고 가까운 중국에서 100만장을 구해서 인천항으로 수입했다. 근데 또 난제가 있더라. 마스크를 보세물류창고에 60일 동안 계류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식약처, 관세청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니 프리패스를 해주더라. 그때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후 자원봉사자들이 마스크 100만장을 소분작업하기 위해서 세장씩 투명봉투에 넣는데, 문구를 고민한 끝에 ‘의료용’이라고 했다. 당시 수입송장에 ‘서지컬 마스크(surgical mask)’라고 적혀있었는데, 이를 ‘의료용’이라고 의역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이 의료인 마스크를 썼다는 거다. 그래서 7개월 동안 우리 직원 4명이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마지막에 검찰까지 넘어가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지금은 다 끝났으니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남구 시설관리공단 설립 추진 전망은.

▶남구의 공공시설물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관리 직원들이 순환보직으로 자주 변경되다 보니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공단을 설립해 주민에게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고자 하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남구 시설관리공단 설립 조례도 제정했다. 지난 임시회에서 공단설립 예산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는데 통과되지 못했다. 공단 설립 예산이 마련돼야 설립 실무 절차가 진행되고 내년 상반기 위드 코로나에 발맞춰 공단이 출범하게 된다. 의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시설관리공단 설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구민들에게 당부사항이 있다면.

▶저 혼자 잘나서 된 게 아니다. 남구 주민들과 모두가 함께 마음을 모아줬기에 가능했다. 지금은 백신 접종률 70% 고개를 넘었다고 본다. 이제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것인지가 마지막 숙제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참 고민이다. 미래의 먹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마찬가지다. 오륙도선 트램 준비,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국제금융센터 공공기관 추가 이전도 고민해야 한다.
UN평화문화특구 일대 경관지구 해제, 문현고가교 철거 문제 등 남구의 미래먹거리 확보에도 노력하겠다. 같이 고민하고 우리 구민들 눈높이에 맞출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 신영복 선생님의 ‘함께 맞는 비’ 정신으로 구민들과 함께 멀리멀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