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컨테이너 쌓인 LA항… 바이든, 삼성에 SOS [G2 경제 적신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4 17:56

수정 2021.10.14 18:28

美, 물류난 대책 마련
서부 항만 24시간 체제로 전환
월마트·페덱스는 하역 속도전
삼성전자도 근무시간 늘려 협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항만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화상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에 지원을 요청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항만 물류대란 해소를 위한 화상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에 지원을 요청했다.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서부항만 물류대란 완화에 직접 나서면서 삼성전자 북미법인, 월마트 등에 지원을 요청했다.

육상으로 운송되지 못한 컨테이너가 항만에 계속 쌓이는 대란이 풀릴 기미가 안 보이자 백악관이 직접 나선 것이다.
미국 수입화물의 4분의 1 가까이 처리하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는 미처 트럭에 싣지 못하고 쌓여 있는 컨테이너만 수만개에 이른다. LA와 롱비치 앞바다에 떠 있는 컨테이너선도 70여척에 이른다. 이들 화물선에 실린 컨테이너는 50만개 정도로 추산된다. LA항과 롱비치항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하역인력이 30%나 급감하면서 병목현상이 극심해지는 요인이 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하역차질이 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자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특송업체인 페덱스와 UPS 등 일부 업체는 아예 항만에서 직접 컨테이너 하역에 나섰다. 백악관은 다른 업체들도 월마트 등의 뒤를 좇아 직접 하역에 나서 물류난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물류와 항만, 화물차, 상공회의소 관계자와 화상회의를 가졌으며 삼성전자도 참석 대상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A항을 비롯한 미국 항만에서 앞으로 90일 동안 24시간 운영을 통해 컨테이너 수송량을 60% 늘리기로 약속했다. 백악관은 미국 가정의 72%가 삼성전자 제품을 최소 1개 소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삼성전자 제품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은 또 월마트와 페덱스, UPS 등 대형 유통업체 및 수송업체도 미국 전역의 상품 운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운영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의 후 삼성과 홈디포, 타깃의 조치를 직접 거론하며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LA항을 24시간 운영체제로 가동키로 했다고 밝혔다. LA항이 24시간·연중무휴로 가동되면 항만 가동시간이 지금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다. 백악관은 항만노조와도 가동시간 연장에 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태평양 연안의 이들 항구는 연중무휴·하루 24시간 가동되는 아시아와 유럽의 다른 항만과 달리 지난달에야 롱비치항이 24시간 연중무휴 가동을 시작했다. 롱비치항에 이어 LA항까지 연중무휴 가동하면서 해운물류 병목현상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자평했다.

이같이 백악관이 물류대란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자칫 연말 쇼핑대목을 망쳤다간 가뜩이나 하락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인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이 있는 연말은 미국의 최대 쇼핑시즌이다.

하지만 쇼핑시즌을 앞둔 수입화물 급증, 코로나19로 인한 검역 강화와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인한 하역과 물류 운송 인력 등의 부족으로 수입품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LA항과 롱비치항에 쌓여 왔다.

백악관의 이번 조치로 미국 서부항만을 풀가동한다고 해서 물류적체가 즉시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풀가동을 시작한 롱비치항의 경우 트럭 운전사, 물류센터 직원 부족으로 하역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트럭 운전사들은 컨테이너를 트럭에 적재하는 장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창고는 가득 찬 상태이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가동이 제한적이어서 싣고 간 화물을 푸는 것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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