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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자이 13억→11억… 거래아파트 3채중 1채 '가격 다운' [서울집값 정점 찍었나]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4 18:16

수정 2021.10.14 18:16

9월 하락거래 매물 '올 최다'
마포·용산도 1억 넘게 빠져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폭
3주 연속 0.2% 아래 머물러
전문가들 '하락 신호' 선그어
"대출규제·상승 피로감 겹친듯..신규 공급없인 하락기 안 와"
고덕자이 13억→11억… 거래아파트 3채중 1채 '가격 다운' [서울집값 정점 찍었나]
거래만 되면 신고가를 찍던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9월 이후 주춤해지고 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주요 단지의 거래가는 곳곳에서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전체 매매거래에서 전고가보다 하락한 거래비중이 30%를 훌쩍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선 그간 아파트 값 급등에 따른 가격 피로감과 대출규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면서도 수급상황에 변화가 없는 만큼 본격 하락신호로 볼 수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덕자이 25평형, 2억5000만원 하락

14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동일단지, 동일평형' 아파트 매매거래 중 8월보다 아파트 값이 떨어진 거래비율이 35.1%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월간 기준 최고치다. ▶관련기사 5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전월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비율은 1월 18.0%에 불과했으나 △2월 23.9% △3월 27.5% △4월 33.3%로 늘었다.
그러나 4월 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시장의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 영향 등으로 하락거래 매물은 다시 줄었다. 실제로 △5월 27.6% △6월 23.9% △7월 22.1% △8월 20.8%로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하락거래 매물 비중이 35.1%로 전달보다 14.3%p나 커졌다.

다만 9월 계약물량은 이달 말까지 신고기간이 남아있어 수치가 일부 변동될 수 있다. 또 아파트 값 상승 및 하락거래 비율은 3개월 내 동일단지 거래가 있는 비교가능 거래를 집계하기 때문에 전체 거래량과 다를 수 있다.

실제 9월 거래매물 중 직전 거래보다 1억원 이상 떨어진 곳이 곳곳에서 나왔다. 강동구 고덕자이 전용면적 59㎡(25A평형)는 8월 13억5000만원에서 9월 11억원으로 2억5000만원 떨어졌다. 이 밖에 마포구 도화동 현대(-1억9000만원), 용산구 용산파크타워(-1억7000만원) 등도 억원 단위로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은 더 주춤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2주(11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17%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값 주간 상승폭은 8월 1주부터 9월 3주까지 8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다 9월 4주(0.19%), 10월 1주(0.19%)로 소폭 둔화된 뒤 이번주 다시 폭이 좁아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지역별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그간 상승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상승세 둔화일 뿐 하락전환 일러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하락 전조로 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출규제로 인한 매수여력 부족과 너무 급격하게 오른 아파트 값으로 소비자 심리가 떨어져 정체된 국면"이라며 "다만 서울 아파트 값 우상향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가계대출 규제로 매수자 접근성이 떨어져 당분간 (아파트 값 상승세가) 숨을 고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과열의 근본문제인 서울 신규공급 축소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상승세 자체가 꺾이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단순히 같은 아파트 거래가격이 조금 떨어졌다는 것을 근거로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다거나 하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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