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우리는 '퍼펙트 스톰' 가까이 왔다"…내년 악재 대비 요구↑

"우리는 '퍼펙트 스톰' 가까이 왔다"…내년 악재 대비 요구↑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우리는 '퍼펙트 스톰' 가까이 왔다"…내년 악재 대비 요구↑
2021.10.12/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인플레이션·부실부채·자산거품·공급망위기 등등…'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각종 불안 요소가 최근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불안 요소가 중첩될 경우, 전 세계적인 '퍼펙트 스톰'(대형 위기) 가능성이 실존한다며,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역(逆)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내년 3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5.4% 올라 시장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웃돌았다.

현지시간 13일 발표된 지표에 외신들은 심각한 논조의 기사를 연달아 써 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인플레이션이 더는 '일시적'이지 않게 됐다"면서 "공급망 병목현상은 악화하고 있고, 최근 백악관의 개입에도 빠른 시일 내 완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요와 부족한 노동력 등이 연쇄 효과를 내면서 전반적인 생활비와 임금(기업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세계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사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높아지는) 임대료와 낮은 재고율, 에너지 값 오름세로 인플레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이 인플레 억제를 위한 통화정책 전환(긴축)을 향해 더 빠르고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플레는 결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도 물가 상승률은 4월(2.3%)부터 지난달(2.5%)까지 6개월 연속 2%를 웃돌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2%대 물가 상승' 시대가 9년 만에 열리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부실부채, 자산거품 등의 거대 암초도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초저금리 양적완화 기조를 1년 반 넘게 유지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 유동성은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쏠렸다. 미국의 경우, 주식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가 200%를 상회, 역대 평균보다 70% 높은 상태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을 넘어섰다.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금리인상 등 돈줄 조이기에 나서게 되면 그간 쌓인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 펀더멘털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진다. 당장 연준은 연내 테이퍼링을 예고하고 있다.

부실부채 문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을 볼 때, 위기 기간에 곪은 부채 문제가 최근에 와서 터지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퍼펙트 스톰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면서 "각국 정부가 돈을 풀며 부채가 늘고 가계와 기업이 부실해졌다. 1~2년 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여러 지표를 봤을 때 가능성이 영 없지 않다"며 "국내에서는 가계부채만 봐도 위험한 상황이고, 국제적으로는 중국의 기업부채, 지자체 등의 문제가 한 번에 터질 경우 진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역(逆)기저효과가 제거되는) 내년 3월이 되면 상황이 볼 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역시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위기를 먼저 예측하고 정부는 가능성을 부인했다면, 이번에는 정부가 먼저 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며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퍼펙트 스톰은 지난 8월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하면서 본격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현실화할 경우 큰 피해로 연결되는 '회색 코뿔소'(위험 요인)에 대해 지난달 말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당국에 부실부채 관리, 재정 건전성 강화 등 대비를 당부했다.


김정식 교수는 "지금 지적된 불안 요소들을 한국이 직접 관리하긴 어렵지만,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퍼펙트 스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출 증대와 재정 건전성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교수는 "대출 억제 등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며 "지금 우리는 중국 기업부채 문제 등 대외 충격이 터지는 모습을 옆에서 빤히 보고 있다. 정부가 막을 수 있는 부류의 문제는 아닌 게 맞지만, 할 수 있는 대비는 모두 해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