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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끝' 라면업계 3분기 실적 부진…"해외서 해법 찾기"

뉴스1

입력 2021.10.15 06:43

수정 2021.10.15 09:12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News1 유승관 기자


불닭시리즈(삼양식품 제공)© 뉴스1
불닭시리즈(삼양식품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코로나19 특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라면업계의 3분기 실적이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실적 견인차 역할을 맡았던 재택근무와 외출 기피 현상이 둔화하면서 내식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미 올해부터 집밥 수요는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사재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외출 빈도를 늘리고 있다. 결국 라면업계는 실적 확보를 위해 해외 시장 확대와 가격인상 카드로 대응에 나섰다.

◇ 3분기도 기저 효과 뚜렷…가격 인상 효과는 4분기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라면 3사의 실적은 전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농심의 3분기 매출(연결기준)은 6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22% 줄어든 230억원으로 예측된다.

라면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경험했다. 재택근무와 외식 기피 현상으로 내식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농심의 경우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조6397억9563만원, 영업이익은 103.4% 늘어난 1602억9749만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기대하긴 힘들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외출 빈도와 외식 수요가 증가해서다. 불필요하게 간편식을 사재기로 보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

오뚜기의 3분기 매출액은 6% 증가한 7227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506억원으로 15.1% 감소가 유력하다. 삼양식품도 매출 예상치는 1550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이다. 두 수치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이들 기업의 실적 예상치를 보면 매출보다 영업이익 하락 폭이 크다. 그만큼 원자재값 등 비용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용이 늘어도 매출이 급증해 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 규모의 경제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결국 실적 안정화를 위해 미뤄왔던 가격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압박에 놓였다.

실제 라면업계는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뚜기의 경우 2008년 이후 13년만에 가격인상을 택했다. 이어 농심과 삼양식품 모두 동참했다. 가격인상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반영은 4분기부터 적용된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2020년은 꾸준하게 오르는 원가와 인건비를 이겨낼 정도의 매출을 달성해 가격인상을 일단 미뤘다"며 "올해 들어선 원가와 해상 운임 상승으로 부담이 날로 지속해 가격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K-푸드 경험한 해외 공략 확대 총력

라면3사는 줄어든 국내 수요 대신 해외 시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류 열풍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라면에 대한 경험치가 높아지자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미국에 제2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통해 북미와 남미 지역에 공급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농심은 꾸준하게 해외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신라면 매출액 6900억원 중 해외에선 37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53.6%에 달하는 수치다. 해외 수요가 국내를 뛰어넘은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의 맛과 품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좋은 기회"라며 "해외 매출을 늘려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 진라면·진짬뽕·진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 법인과 공장 설립 효과가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닭'이란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한 삼양식품도 해외 현지법인을 추가한다. 지난 8월 미국에 이어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동남아 대형유통과 로컬마켓의 입점이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유럽과 오세아니아·중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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