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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택배 대리점장 유족 "택배노조, 생계 위협 시도 멈춰라"

뉴스1

입력 2021.10.15 08:37

수정 2021.10.15 16:12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김포 장기 대리점 택배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김포 장기 대리점 택배노동자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지난 8월 극단적 선택을 한 CJ대한통운 구 김포장기대리점장 이모씨의 유족들이 택배노조를 향해 "유족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부당한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의 주장은 허위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택배노조원들의 이익을 위해 유족들의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기적인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김포장기대리점의 집화(택배 수거) 물량을 김포서영대리점으로 이관하는 것이 "노조와해 시도"라며 옛 김포장기대리점의 택배노조 조합원이 단식 투쟁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포서영대리점은 집화 전담 대리점으로, 점장은 이씨의 배우자인 A씨다.
집화 전담 대리점이란 집화 처리, 간선 상차, 간선 하차, 출고, 배송 등 일련의 배송 과정 중 배송 물품을 한데 모으는 집화 처리만을 맡는 곳이다.

유족의 생계를 보장할 만한 집화 물량을 회사가 보유하고 있음에도 집화 물량을 이관하는 것은 택배노조 조합원에 대한 생존권 위협이며, 나아가 노조를 와해하려는 회사 차원의 시도라는 것이 택배노조의 주장이다.

그러나 유족은 "세 자녀와 자신의 생계를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고인의 아내는 특별한 직업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다만 고인의 아내는 고인을 도와 김포 장기대리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택배와 집화 업무를 조금 알게 됐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금에 와서는 집화 업무가 유족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고 반박했다.

또한 "종전에 김포장기대리점과 거래하던 집화처의 대다수는 고인이 생전에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거래처들"이라며 "고인의 아내가 운영하는 집화대리점과 거래할지 여부는 개별 집화처가 결정하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거래처들이 고인의 아내가 운영하는 집화대리점과 거래하기를 선택한다면, 이는 고인이 생전에 보여 준 열정과 성실함의 결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족은 "고인과 고인의 아내에게 향했던 비수 같은 말들이 명백히 남아 있음에도, 이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는 고인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며 남은 이들의 상처를 헤집기까지 해 왔다"며 "이제는 택배노조가 직접 나서서 유족들의 마지막 생계 수단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데 만족하지 못하고, 유족들의 마지막 생계 수단마저 빼앗으려는 택배노조와 노조원들은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해명자료를 내고 "김포지사가 직접 관리하는 집하 물량만 해도 월 20만개에 달한다.
이중 일부만 제공해도 유족의 생계유지에 충분하다"며 "택배 현장에서 집화처와 배송처는 쉽게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택배노동자에게 집화처와 배송처를 빼앗는 것은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조합은 유족들의 마지막 생계 수단을 빼앗으려 할 의도가 전혀 없으며, 이미 유족에게 대리점을 내준 결정을 존중한다"며 "CJ대한통운 본사가 직영 물량을 유족에게 주는 것도 방법이고, 기존 조합원 물량을 이관하겠다면 해당 조합원들에게 상응하는 물량을 보장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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