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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원 가치 더 떨어지기 힘든 이유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8 18:00

수정 2021.10.18 18:00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fn광장] 원 가치 더 떨어지기 힘든 이유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근접할 정도로 오르고 있으나,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변수는 미국 달러, 중국 위안, 한미 금리차이, 경상수지 등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올해 들어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 가치가 떨어졌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달러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미국의 대외순자산이 -15조4200억달러로 2010년(-2조5100억달러)에 비해 6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17%에서 68%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이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사주면서 대외불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격이 거품 영역에 있는 만큼 미국 증권시장으로 과거처럼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올해 들어 10월 15일까지 신흥국 통화에 비해 달러 가치가 3% 상승한 데 그쳤는데, 원화 가치가 9% 하락한 것은 과도한 시장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중국 위안과 원의 관계이다. 2010년 이후로 원·달러 환율은 위안·달러 환율과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5%에 이를 만큼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도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을 계산할 때 중국 비중을 33%로 미국(14%)보다 훨씬 높게 두고 있다. 중국의 위안 가치가 올해 들어 1% 상승했는데도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수출보다는 소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위안 가치는 더 오를 전망이다.

셋째, 한미 금리차이이다. 돈이라는 게 눈이 있어서 수익률이 높은 데로 이동한다. 한국의 명목금리가 미국보다 높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주는 실질금리는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고공 행진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실질금리가 미국을 웃돌 것이다.

넷째, 한국의 경상수지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60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27억)에 비해 거의 2배 늘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4.5%에 이르고 내년에도 4.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주요 교역상대국의 거시경제·환율정책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여기서 교역상대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를 넘으면 환율조작국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우리 경상수지 흑자가 이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이런 원·달러 환율의 결정 요인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원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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