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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석탄발전 없다… "핵심기술 걸음마인데 목표만 상향" [더 세진 탄소중립]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18 17:59

수정 2021.10.18 17:59

"최종안, 에너지 전환 명확한 신호"
석탄발전 유지하는 1안 아예 파기
기술 상용화·비용부담 예측 빠져
"산업 고려 않고 환경적 위상만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18일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A안·B안)은 화력발전을 중단하고 그린수소 비중을 대폭 높여 국내 순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획기적 목표를 담았다. 2개 안 중 어느 방향으로 가도 '넷제로'가 된다. 이는 지난 8월 나온 3개의 시나리오 초안보다 도전적인 목표다. 최종안은 에너지 전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고자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1안은 아예 파기했다.


하지만 시나리오에 제시된 탄소저감 기술이나 필요 시설 등에 대한 준비가 거의 되어있지 않은 데다 전기요금 상승 등 에너지전환 과정에서의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예측도 빠져 실행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산업현장을 고려하지 않고 환경적 위상만 강조한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이점은…에너지 전환·전기수소차 등

A안과 B안은 모두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하지만 탄소 핵심 감축수단 가운데 △에너지 전환 △수송(전기·수소차 비율) △수소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의 감축량을 달리 적용했다.

특히 에너지 전환 부문의 차이가 크다. A안은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8년(6억8630만t) 대비 100% 감소해 0이 된다.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에너지 소비량 중 70.8%까지 끌어올린다. 무탄소 가스 터빈도 21.5%를 차지한다. 원자력 비중은 6.1%다. B안은 LNG 일부를 유지(5%)하고, 재생에너지를 60.9%로 높인다. B안의 목표 감축량은 2018년 대비 92.3%로 2050년 배출량은 2070만t으로 예상된다.

수송 부문의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9810만t이다. 여기에서 A안은 97.1%, B안은 90.6%를 각각 감축한다. 전기차 보급을 80% 이상으로 늘린다. A안은 전기차 80%, 수소차 17% 이상으로 전면 전기·수소화를 추진한다. B안은 전기·수소차를 85% 이상 보급하고, 일부 잔존하는 내연기관차(15% 미만)는 재생합성연료(E-fuel) 등 대체연료를 활용한다. 단 잔여차량의 E-fuel 연소에 따른 배출량은 직접공기포집(DAC)기술을 통해 상쇄한다.

청정에너지원으로서 수소 수요가 향후 2740만~279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핵심 소재 및 시스템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수전해 수소(그린 수소)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A안은 국내 생산 수소를 100% 수전해 수소(그린 수소)로 공급한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은 없다. B안은 국내 생산 수소 일부를 추출 수소 또는 부생 수소로 공급한다.

여러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CCUS를 활용해 처리한다. CCUS의 최대처리가능량은 8520만t으로 예상된다. 넷제로 달성을 위해 A안은 5510만t을, B안은 8460만t을 각각 처리한다. 정부는 CCUS 기술 상용화를 위해 대대적 투자 및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E-fuel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DAC를 통해 740만t을 포집한다.

■불확실한 미래 기술…전기요금·환경훼손 우려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 발생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것 외에도 친환경 연료, CCUS, DAC 등 핵심 기술의 상용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미래 기술이 개발과 상용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CCUS는 대기 중 탄소를 붙잡아 따로 모아 땅속 깊은 곳에 저장하거나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DAC는 이미 배출돼 대기 중에 퍼져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법이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제서야 연구개발을 서두르는 수준이다. 심지어 환경단체들 사이에서도 "기술적·경제적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한 CCUS"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생에너지가 전력 생산에서 주된 역할을 하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풍력 등을 크게 늘리면서 환경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장소와 저장장치를 대폭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공유지, 건물옥상, 도로 등의 유휴부지를 우선 활용하고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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