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연말 '삼성 조직 퍼즐 맞추기'… "'뉴 컨트롤타워' 만들어야" [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삼성의 과제와 미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0 18:01

수정 2021.10.20 18:01

(下) 미래 먹거리·지배구조 시동
지배구조 용역 결과 연말에 나와
준법위 거쳐 지배구조 본격 개선
JY 경영복귀 대비 로봇TF 격상
서비스·고객 중심으로 조직 개편
연말 '삼성 조직 퍼즐 맞추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과제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다.

이와 관련, 지난해 삼성은 현 경영 시스템에 대한 진단과 개선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 용역을 맡겼는데 그 결과 보고서가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이 보고서가 독립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 검토를 거치면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본격화된다.

가장 큰 관심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재건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억지로 만든 칸막이는 지난 몇년간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저하시켰고, 재계에서도 합법적이고 정당한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흩어진 삼성 '조각모음'할 때

20일 파이낸셜뉴스가 취재한 결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연구 용역을 맡긴 보고서가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 내용이다. 매년 12월 초께 사장단 인사과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삼성은 내년 사업을 대대적으로 준비한다. 이 보고서가 내년 '뉴 삼성'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 2017년 미전실이 해체된 후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사업지원(전자), 금융경쟁력제고(생명), 경쟁력강화(물산) 등 3개의 전담팀(TF)을 운영해왔다. 성격상 기능의 한계가 뚜렷한 임시 테스크포스(TF) 체제가 4년이 넘게 유지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는 데 일선의 장애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컨트롤타워 대안으로 지주사 전환이 거론된다.

하지만 삼성은 2017년 지주사 전환을 시도했다가 계열사 간 지분 정리 문제와 정치권에서 지주사 전환을 어렵게 하는 관련법 개정 등이 추진되면서 돌연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전환할 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사주의 의결권이 되살아나 지배구조 개선에 활용될 것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삼성은 아예 보유 자사주 13% 전량을 소각해버리면서 지주사 전환의 불씨마저 제거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적폐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미전실의 그늘'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면서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에서 컨트롤타워는 필수불가결이다. 국내에서도 그룹 의사결정 협의체로 운영되는 SK의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경영복귀…연말 조직개편 단행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와 맞물린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적잖은 변화가 감지된다.

올 초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CE 부문장) 직속으로 신설된 '로봇사업화 TF'가 사업화팀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사업부는 사업화 TF→사업화팀→사업팀의 순으로 규모가 커진다.

전무급 조직 12명으로 시작한 로봇사업화 TF는 잡포스팅(사내구인)을 통해 몸집을 계속 키우면서 현재는 115명에 달한다. 사업화 TF는 성과에 따라 해체되는 경우도 많지만 로봇 분야의 경우 미래 신수종으로 낙점되고 대표이사 직속 편제로 출발했기 때문에 애초에 승격은 수순이었다는 전언이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22'에서 상용화를 앞둔 로봇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지난해부터 기능이 중복되는 반도체연구소와 생산기술연구원 등 연구개발(R&D) 조직을 개편할 것이란 관측이 올해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는 제품 위주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애플처럼 서비스와 고객경험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애플 감성'의 영역을 사업적으로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최근 사업부와 무관하게 유사 연구를 하고 있는 조직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한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서서히 조직 문화를 바꿔갈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모델을 따라 서비스 사업을 키우는 전략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삼성페이나 헬스 애플리케이션의 성공에도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하드웨어 대비 삼성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분야 성과는 드물었다.
서비스 사업 강화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축한 파트너십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