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생수병 사건' 인사 불만 범행 가능성 제기...동료 진술 확보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3 18:50

수정 2021.10.23 20:00


서울 서초경찰서/사진=뉴스1
서울 서초경찰서/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에서 생수를 마시고 쓰러진 사건과 관련 인사 불만으로 인한 범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된 30대 중반 남성 강모씨가 최근 자신의 지방 발령 가능성을 접하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동료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일부 동료의 진술로 범행 동기를 단정할 수 없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각적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강씨는 지난 18일 자신이 근무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A풍력발전업체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독극물을 타 동료 남녀 직원 2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후 쓰러졌다. 이는 회사에서 대량 구매해 비치한 것으로, 이들 피해자는 이미 뚜껑이 열려있던 생수를 마셨다고 한다.
두 직원은 "물 맛이 이상하다"고 말한 뒤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여성 직원은 퇴원했지만 남성 직원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사건 이튿날인 19일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국과수는 이날 강씨의 시신 부검 후 약물 중독 사망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직장 동료들의 생수병에 독극물을 탄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의식을 회복한 여성 직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하는 한편, 국과수에 생수병과 독극물 의심 물질 등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독극물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씨의 휴대전화도 포렌식 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채무·치정 관계에 의한 원한,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범행 동기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는 해당 풍력발전업체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업체 관계자는 "전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