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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불황 우려 확산… 한-미 반도체·배터리 공조가 돌파구" [2021 한미재무학회 연차총회]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4 17:47

수정 2021.10.24 17:47

KAFA 신임 회장 김영상 노던켄터키대 교수 내년 경제전망
"팬데믹 끝나면 美성장동력 회복
양국 경제관계 더 긴밀해질 듯"

"긴축정책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황 가능성은 2022년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건전한 한국의 재정 상태나 수출기업의 국제경쟁력은 어려움을 조금 더 쉽게 극복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영상 미국 노던 켄터키 대학교 교수(사진)는 2022년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실제 미국 월가에선 불황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7.2%에서 5.6%로 하향 조정하는 등 성장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불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에 대한 불안감마저 감돈다.
김 교수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덴버 셰러턴 호텔에서 진행된 한미재무학회(KAFA) 연차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미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미국 경제와 한국 경제 전망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급격한 통화량 증가와 함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생산이나 공급의 연쇄적 과정)의 완전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이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 급격하게 긴축정책으로 전환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스태그플레이션을 강력하게 경고했던 닥터 둠이라고 불리는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대표적인 비관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쉽게 테이퍼링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 얼마간은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에 따른 불확실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팬데믹이 끝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경제 역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또 다른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특히 반도체나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한국이 가진 경쟁력을 생각해 보면 앞으로 더욱 긴밀한 한미 간 경제 관계를 구축하게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긴축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업, 가계 경제의 연착륙을 위한 미국식 해법이 있는가.

▲지금까지의 역사를 볼 때 경제 연착륙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미국의 경우도 가계대출 조건을 강화하는 정책 등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지난 9월까지 팬데믹 시대에 어려워진 서민들을 위해 모기지 연체 주택 차압을 금지하는 등의 정책을 펼쳤으나 이 역시 늘어난 가계부채의 문제를 잠시 미뤄두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도 세계 경제 불황이 시작되면 한계기업들과 가계경제에 큰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따라서 본격적 불황이 시작되기 전에 한계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통해 과다한 가계부채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점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어떤 대응을 해나가야 할까.

▲미중 간의 무역분쟁은 단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국제, 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보였던 중국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바이든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굳건한 한미 동맹은 안보적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중 간의 경제관계가 미중 간의 패권 다툼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한중 경제 관계 역시 한국에게 있어서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이익에 해당한다. 따라서 한국은 현재와 같이 안보적으로 한미 간 양자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견제를 위한 다자동맹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의 압력이 거세진다면 한국 경제에 어느 정도의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점차 무역관계의 다변화와 함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1년간 KAFA를 이끌어갈 계획은.

▲KAFA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문적으로는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브라운 백 세미나(Brown Bag Seminar)를 통해 좀 더 많은 박사과정 학생들과 우수한 젊은 교수들의 논문 발표와 토론의 장을 넓히고 회원들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의 금융기관, 학회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통해 학문적 발전의 전환점이 되도록 하겠다. 재정적으로는 전임 회장이 시작한 KAFA 펀딩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해 향후 KAFA의 사업 관련 재정적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한국 금융기관, 학회, 대학과의 교환교수 사업을 확대해 회원 간 관계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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