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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위기의 'K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이겨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4 18:36

수정 2021.10.24 20:36

테슬라, 中배터리 표준선정
기술격차 벌리는 전략 필요
미국 테슬라가 20일 리듐인산철(LFP) 배터리를 표준배터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내에 있는 한 테슬라 대리점의 회사 로고. 사진=AP뉴시스
미국 테슬라가 20일 리듐인산철(LFP) 배터리를 표준배터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내에 있는 한 테슬라 대리점의 회사 로고. 사진=AP뉴시스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인 미국 테슬라가 지난 20일 리듐인산철(LFP) 배터리를 표준 배터리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를 주력 생산 전기차에 장착해 왔다. LFP 배터리는 철, 인산이 구성물이다. 가격이 싸다.
부피는 크고 주행거리도 짧다. 하지만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등 가격이 높은 광물들이 주원료다. 에너지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길다. 부피는 작다. 테슬라의 표준 배터리 변경 발표는 배터리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K배터리 산업의 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삼원계 배터리가 주력이다. LFP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로스킬에 따르면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의 세계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95%다. 광물 원자재 가격 급등세 등으로 LFP 배터리가 주목받는 상황이기도 하다.

K배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렇지만 기술력은 앞선다. 중국, 일본 기업들의 도전을 수없이 받아왔다. 중국 기업들은 낮은 가격이 무기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 비중은 30~40%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은 물론 애플까지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배터리는 선택 가능성 높은 옵션이다. CATL은 지난 7월 말 자체 개발한 1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내놨다. 삼원계보다 가격이 40%가량 싸다. 일본 파나소닉도 도요타와 내년까지 반값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합작사를 만들었다.

K배터리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LG엔솔은 LFP 배터리 개발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 지동섭 사장은 "LFP 배터리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성을 감안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다. 실제 미국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세가 전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 신차 기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해서다. 업계에선 LFP와 경쟁 가능한 중저가 배터리 개발 전략을 국내 배터리 3사가 선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K배터리의 기술·가격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전략도 중장기적 과제다. LG엔솔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 테슬라가 장거리 모델에는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단서조항을 단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충전 용량, 이동거리는 삼원계가 탁월하다는 의미다. K배터리는 저가 LFP와 중·고가 삼원계 배터리라는 투트랙 전략을 써야 한다.

배터리는 반도체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중국의 물량공세는 치킨게임의 전조다. 기술력을 앞세운 초격차 전략은 K반도체 성공의 모태가 됐다.
배터리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며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K배터리 발전전략'도 하루 빨리 가동해야 한다. K배터리 3사의 분발만으론 한계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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