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 만들자"… 뉴삼성 속도[이건희1주기 조용한 추도]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0.25 18:13

수정 2021.10.25 18:23

추도식에 가족만 참석… 흉상 제막
李부회장 "함께 나아가자" 강조
가석방 석달 만에 첫 공식 발언
내달 파운드리 검토차 미국갈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들이 25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진행된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가족들이 25일 경기 수원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진행된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원(경기)=장민권·안승현 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고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를 지키고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밝힌 "국격에 맞는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겠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1주기를 기점으로 '뉴삼성'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선친에 삼성은 삶 그 자체"

이 부회장은 25일 경기 수원 선영에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가족들과 함께 이 회장의 추도식을 치렀다.


이날 이 부회장은 "회장님께서 저희를 떠나신 지 벌써 1년이 됐다. 많은 분께서 고인을 기리며 추모해 주셨다.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님께 삼성은 당신의 삶 그 자체였다. 현실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면서 "고인의 치열했던 삶과 꿈을 향한 열정을 기리며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추도사는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석달 만에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다.

선친의 1주기를 맞아 '새로운 삼성'을 화두로 꺼내든 것은 지난해 5월과 12월에 밝힌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대국민 약속 이행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무노조 폐기, 4세 승계 포기, 시민사회 소통 확대' 등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 12월 파기환송심 재판에서도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혀 이를 재확인한 바 있다.

삼성은 현재 준법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운영, 삼성전자 노조 설립과 임금협상, 4세 승계 포기 이후 지속가능한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 컨설팅 등 변화를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연말 삼성전자의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는 이 부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뉴삼성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향후 경영활동의 보폭을 넓히면서 인수합병(M&A)·대규모 시설투자 등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용지 선정을 위해 내달 방미에 오를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조촐한 추도식…뜨거운 추모

이날 추도식은 대규모 행사 대신 간소하고 소탈하게 갖자는 이 회장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용인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설치된 부친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제막식에는 이재용 부회장 이외에 사장단 5명만 참석했다.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은 이건희 회장이 '미래의 인재 양성'을 위해 1991년 9월 제2 연수원으로 개관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는 사내 온라인망에 이 회장 별세 1주기를 추모하는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더욱 자랑스러워 할 삼성을 만들겠다'는 12분 분량의 추모 영상과 함께 신경영 특강 영상이 함께 게재됐다. 직원들은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저희들이 더욱더 크게 키워 가겠습니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으로 지금의 삼성을 일구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로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mkchang@fnnews.com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