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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양극화에 '위드코로나' 이유 제각각…韓 가야 할 길은

백신 양극화에 '위드코로나' 이유 제각각…韓 가야 할 길은
덴마크 코펜하겐 파켄 경기장에서 2021년 9월 11일 열린 밴드 'The Minds of 99'의 공연.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백신 양극화에 '위드코로나' 이유 제각각…韓 가야 할 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를 연장한 베트남 하노이의 한 검문소에서 경찰이 출근 주민들의 여행 허가서를 조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끝에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선택하고 '단계적 일상 회복', 일명 위드 코로나의 길을 선택하는 국가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다만,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률과 경제적, 사회적 수준이 달라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방식은 모두 상이한 상황이다.

따라서 다음 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에 들어가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들 국가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면 교사 삼아야 할 점 등 참고해야 할 사항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로나19는 더 이상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방역 수칙을 전면 철폐한 덴마크는 현재까지 가장 위드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덴마크는 백신 패스도 없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체육행사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같은 자신감은 역시나 높은 백신 접종률에서 나온다.

28일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덴마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75.78%에 이른다. 백신 접종을 기반으로 중증화율을 낮추고 치명률을 0.7%까지 끌어내린 덴마크는 코로나19를 차츰 독감 수준의 질병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덴마크의 상황이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여전히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보건 당국은 상황이 나빠질 것을 대비해 언제든지 다시 방역 규제를 되돌릴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백신 패스를 없애기 전 다중이용시설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 소상공인들과 갈등이 노출되기도 했다.

싱가포르도 접종률을 바탕으로 방역 규제를 완화하고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이지만 덴마크와 상황이 조금은 다르다. 한때 확진자가 0명에 수렴할 정도로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던 싱가포르는 델타 변이가 확산한 뒤로부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도 하루 3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며 사적 모임 제한을 5인에서 2인으로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은 우리의 상황과 매우 닮아있기 때문이다. 앞서 덴마크는 초기 방역 실패와 느슨한 방역조치로 초기에 감염자가 많아 다수의 사람들이 항체를 이미 보유했었지만 싱가포르는 그동안의 엄격한 방역 탓에 항체 미보유자가 많아 뒤늦게 확진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외국인 노동자 등 백신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대한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확산세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국과 베트남 역시 위드 코로나에 들어갈 예정이다. 태국은 당장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46개국의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도 다음 달 15일 우리나라와 무격리 입국을 상호 허용했고 베트남 역시 외국인에게 푸꾸옥을 개방하는 등 위드 코로나 단계를 밟고 있다. 물론 아직은 거쳐할 조건과 단계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들 국가가 문을 연 이유는 따로 있다.

개방을 한 배경은 역시나 경제다. 당장 태국은 현재 하루에 1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태국의사회가 최근 도심 빈민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률이 1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 양극화에 따른 결과로 이들 국가들은 백신 접종 이외에도 의료시스템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개방을 한 이유는 동남아 국가들이 관광으로 돈을 벌지 않으면 나라 경제 자체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태국은 관광 산업이 전체 GDP의 15%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큰 나라다. 사실상 어쩔 수 없이 위드 코로나인 셈이다.

중남미에서는 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칠레도 위드 코로나 단계에 진입 중이다. 방역 규제를 대부분 풀며 일상 회복을 도모하던 칠레는 최근 들어 상황이 좋지 않다. 급기야 방역수칙을 일부 되돌리기도 했다. 언뜻 칠레 역시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위드 코로나를 시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칠레 역시 관광 산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국가다.

한때 국내 언론이 칠레의 접종률이 우리나라보다도 높다며 정부와 방역당국을 비판했는데 이 비판에는 한 가지 빠진 부분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칠레의 접종 완료율은 87%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대부분의 접종자들이 시노팜 등 검증이 되지 않은 백신을 맞았다는 점이다.

우리로서는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나라별 조건이 다르다는 점이 장단점을 분석하기에는 오히려 이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각국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우리만의 위드 코로나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역시나 가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다시 도전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다음 달 1일부터 기나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부 해제되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위한 첫걸음을 뗀다. 따라서 방역체계는 높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확진자 숫자보다는 중증화율 억제와 치명률 관리에 더 집중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의뢰를 받아 진행한 코로나19 대응 체제 전환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발표에서 "정책상 일상 회복보다 전보다 더 나아질 일상, 사회가 위드 코로나를 표현하기 적절하지 않을까 본다"며 "회복이라고 볼 만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위드 코로나로 가더라도, 방역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가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