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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분기 성장률 반토막… 현실로 다가온 S공포

다우 2.8%, 씨티는 2.4% 추정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
최악의 물류난에 원자재 부족
기업은 가격인상 없이 못 버텨
소비자물가 5개월째 5%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신호 뚜렷해져
미국 3분기 성장률 반토막… 현실로 다가온 S공포
미국 경제가 경기 불황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이 더욱 뚜렸해지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물류 대란으로 인플레이션을 겪는 가운데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27일(현지시간) 주요 소비재 기업들의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하며 인플레이션 걱정이 현실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는 3·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미국 매장의 메뉴 가격이 평균 6% 오른다고 내다봤다. 회사는 인건비만 10% 가까이 올랐다며 각종 비용이 급등했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도 3·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용이 내년에도 높은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필요하다면"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형 식품업체인 크래프트하인즈 역시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전 세계 소매 부문과 레스토랑의 가격을 1.5%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파울로 바실리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에도 "현 수준의 비용에서 우리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가격 계획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무용품과 각종 소비재를 생산하는 3M 역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에 가해지는 압력을 고려해 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도 원가 상승을 언급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호텔 체인 힐튼의 CEO인 크리스토퍼 나세타는 27일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매일, 매초 제품 가격을 다시 책정할 수 있다"며 호텔 숙박비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5개월 연속 5%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류대란과 인력난에 원가 '껑충'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물류대란에 따른 원자재 부족과 인력난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미 서부해안에는 약 240억달러(약 28조944억원) 규모의 수입품이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미 댈러스 연방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텍사스주 기업 경영인 가운데 41.3%는 물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최소 10개월이 걸린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물류대란은 지난 8월 기준으로 430만명의 노동자가 퇴직해 인력난이 심해지자 더 나빠지고 있다.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은퇴한 노동자가 평상시보다 300만명 이상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질병에 취약한 고령층이 일찍 은퇴를 결심했고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지원금과 자산 가격 상승에 만족한 근로자들이 일자리에 나가지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들은 28일 보도에서 스타벅스 역시 사람을 구하지 못해 내년 여름부터 바리스타의 시간당 평균 임금을 현재 14달러(약 1만6400원)에서 17달러(약 2만원)로 올린다고 전했다.

■3·4분기에 경제 회복세 꺾여

문제는 미 경제가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감당할 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주요 금융 기업들은 올해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분기보다 낮게 예상했다.

다우존스는 3·4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연간 환산 기준으로 2.8% 성장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7일 예상에서 해당 수치를 2.75%로 하향했다. 씨티그룹은 같은 수치를 2.4%로 추정했다. CNBC는 자체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해당 수치의 중간값이 2.3%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결과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가장 낮은 숫자다. 미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2019년 4·4분기에 1.9%였으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1·4분기에 마이너스(-)5.1%를 기록했고 같은해 2·4분기에 -31.2%를 나타냈다. 분기별 GDP는 다음 분기에 33.8% 뛰더니 계속 증가해 올해 2·4분기 6.7%를 나타냈다.

다만 지금 상황이 일시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미 투자은행 나타시스는 3·4분기 GDP 성장률이 3.3%라고 예상했다. 나타시스의 조셉 라보나 미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는 기초적으로 튼튼하며 1개 분기의 수치가 미래를 모조리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국적 투자은행 제프리스 역시 3·4분기 성장률을 3.8%로 전망하면서 올해 전체 성장률이 8%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