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홍남기 "MSCI 선진지수 편입 재추진"… 원화 역외거래 허용이 관건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2 18:08

수정 2021.11.02 18:08

홍 부총리, 英서 한국경제설명회
"韓 위상 고려하면 당위성 충분"
시장 기대감 커지며 코스피 상승
정부가 지난 2014년 이후 7년째 고배를 마셔온 한국 증시의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재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선 만큼 신규 편입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MSCI 입장에서 한국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신흥국이 마땅치 않아 편입이 미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일 (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린시아 호텔에서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한국경제설명회(IR)를 열고 세계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10월 미국 뉴욕 설명회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린 대면 설명회다. 설명회에는 마이클 엘람 HSBC 글로벌 공공부문 대표, 기 아메리카 JP모간 글로벌 기업금융 대표, 패트릭 브레너 슈로더자산운용 대표, 라스 험블 골드만삭스 신디케이트 수석대표 등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질의·응답 세션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외국 투자가들에게 적극 어필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위상과 해외투자가들의 인식을 고려하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높은 위상에 대한 근거로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 '톱 10'에 들어갔고 지난 10월 7일 외평채를 사상 최저 가산금리(달러화 10년물 25bp·1bp=0.01%포인트, 유로화 5년물 13bp)로 발행한 점을 꼽았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9월 15일 17bp를 기록한 점 등도 언급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한국 증권 시장의 숙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할 시 코스피가 수급 개선 효과 만으로 4000포인트에 올라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이 포함돼있는 MSCI 신흥국지수는 EM 지수, EM(이머징) 아시아 지수, EM 동아시아 지수 등으로 세분화된다.

선진국지수로 편입하게 되면 EAFE(미국·캐나다 제외한 선진국 내 중·대형주) 지수, 동아시아 지수, 태평양 지수, 세계 지수 등을 추종하던 자금이 들어오게 된다. 이로 인한 순유입액은 최소 18조원에서 최대 62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홍 부총리의 발언에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홍 부총리 발언 이후 외국인이 3231억원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역시 34.55포인트(1.16%) 오른 3013.49에 마감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고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내년에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선진국지수 편입 관건은 원화의 역외거래 허용인데 이 문제만 해결되면 예상보다 빨리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원화 국제화를 통해 24시간 역외 거래만 가능해지면 당장 내년이라도 편입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도 단계별로 진행해 헷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MSCI가 한국이 신흥국 지수에서 빠져나가면 이를 대체할 만한 국가나 기업이 없어 선진국지수 편입을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중국 비중이 늘고 베트남, 아프리카 등이 올라오고 있지만 한국을 대체하긴 힘들다는 평가다.

kmk@fnnews.com 김민기 김현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