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게임하듯 수업해요" 부산에 메타버스 시범학교 운영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09 18:34

수정 2021.11.09 18:34

교육현장에도 메타버스 바람
현실·디지털 가상세계 연계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구축
문화유산 탐방·과학교실 등 학생 이해도 높이는데 효과
교직원 역량 강화 연수도 추진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MIE' 가이드북 모습. 이 가이드북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8일 메타버스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유니티코리아 김범주 본부장과 부산대학교 박수홍 교수 등 전문가 17명이 집필·검수 위원으로 참여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MIE' 가이드북 모습. 이 가이드북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8일 메타버스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유니티코리아 김범주 본부장과 부산대학교 박수홍 교수 등 전문가 17명이 집필·검수 위원으로 참여했다. 부산시교육청 제공
앞으로 부산지역 교육현장에서 최신 기술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하는 교육이 본격 추진된다.

부산시교육청은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코로나 등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 인공지능(AI)에 이어 메타버스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IT산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초월이나 가상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가상·증강현실(AR·V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현실공간을 재현해내는 것을 말한다.

시교육청이 이런 최신 기술을 교육현장에 도입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신장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심화된 학습 격차와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는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메타버스 시범학교·가이드북 제작

시교육청은 지난 8월 실시간 3D 개발 플랫폼 제작에 있어서 선도기업인 유니티코리아와 '메타버스 기반 인공지능 및 데이터 교육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메타버스 활용 교육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협약을 계기로 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디지털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이해하게 하고, 메타버스 환경에서 균형 잡힌 가치관을 함양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교육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학교를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메타버스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이달부터 메타버스 교육 시범학교 12개교를 운영한다. 또 학교 현장에서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먼저 교원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11월부터 메타버스 콘텐츠 모델링 연수와 크리에이터 교원 양성과정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8일 메타버스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가이드북 '교육에서의 메타버스, MIE'을 전국 최초로 발간했다.

이 가이드북은 최근 사회 전반에서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교육에 실제 적용방법과 수업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반영해 개발했다. 구체적으로는 메타버스가 무엇이고, 메타버스 플랫폼은 어떤 것이 있는지,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 것인지 등을 안내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책자를 관내 초·중·고등학교와 직속기관 등에 나눠주고, 내년에 구축할 '부산형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에도 탑재해 학교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활용 학교·교육기관 증가

최근 부산지역 일선학교와 교육기관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 동수영중학교는 지난달 3학년을 대상으로 메타버스의 게더타운 가상공간에서 국어의 언어적 자료와 미술의 시각적 자료를 활용해 '그린스마트 스쿨'의 설계를 주제로 토의·토론 수업을 진행했다. 부산 강동초등학교는 VR 및 360도 카메라를 활용한 몰입형 가상과학실 등 메타버스 기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기르고 있다. 한국조형예술고등학교의 경우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해 디지털 트윈 기능을 이용해 세계의 미술문화 유산을 탐방하고, 이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봄으로써 미술문화 이해 능력과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우고 있다.

부산과학고등학교는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한 행사를 열고 학생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해 부산 해양과 관련한 탐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 산하 각 기관에서도 메타버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최근 강서구 옛 명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부산의 인성교육 허브 '울림마루'에서는 메타버스를 도입해 학생들의 흥미를 북돋우며 체험효과를 한층 높이고 있다.


울림마루 메타버스 공간은 울림정원, 울림마켓, 체험실, 존중탐험대 캐릭터 등으로 실제 울림마루와 똑같이 만들어져 있으며, 자체 제작한 울림마루 주제가도 나와 학생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로 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존중'을 주제로 탐험하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며 존중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있다.


김석준 시교육감은 "메타버스와 AI 등 신기술을 전략적으로 공교육에 잘 활용할 경우 단순한 영상 기반 원격수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형태의 학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시공간 제약 없이 게임하듯 재미있게 공부를 하게 할 수 있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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