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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에세이' 출간, 3년 만에 최다...마음의 허기 달래는 따뜻한 풍요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0 09:28

수정 2021.11.1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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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커피, 와인을 주제로 한 도서 /사진=예스24
빵, 커피, 와인을 주제로 한 도서 /사진=예스24

[파이낸셜뉴스] 최근 전국 각지 유명 빵집을 탐방하고 인증하는 이른바 '빵지순례' 열풍이 뜨겁다. 성수나 서촌 등 서울 핫플레이스에는 소량의 커피를 짧고 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에스프레소 바'들이 연달아 문을 열며 호황이다. '랜디스도넛'이나 '카페노티드' 등 MZ세대 인증샷 문화를 타고 떠오른 수제 도넛 인기도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경제 분위기 속 일상의 작은 기쁨을 찾으려는 경향이 이처럼 다양한 먹거리 트렌드로 확산하는 가운데 서점가에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된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음식을 주제로 한 에세이의 출간 종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하다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출간된 음식 에세이 신간은 약 39종으로 이미 2020년 한 해 출간량의 1.3배를 넘어섰다.


판매 역시 2년 연속 상승세다. 2019년 -2.3% 역성장했던 음식 에세이 판매량은 2020년 24.7% 큰 폭의 증가율로 반등했고 올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이 이미 전년 대비 3.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 이야기를 다룬 책들 특유의 따뜻한 풍요로움이 팬데믹 국면 침체되고 헛헛한 일상에 위로를 채우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출판계의 인기 메뉴는 '빵'과 '커피' 그리고 '와인'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세 가지 음식을 다룬 신간은 약 25종에 달한다. 기존 레시피 소개 위주의 취미 실용서가 대부분이었던 음식 관련 도서가 최근에는 에세이를 비롯해 역사나 인문학을 연계한 단행본으로 그 종류를 넓혀 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신간 ‘빵으로 읽는 세계사’는 우리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빵 이야기를 통해 인류 역사의 결정적 장면들과 변천사를 살피며 지루한 세계사를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는 기존 카페나 원두 정보 위주였던 커피책과 달리 내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어떠한 생산과 무역 과정을 거쳐 내게 왔는지 생각하게끔 만드는 책이다.
‘와인 너머, 더 깊은’은 와인을 주제로한 인문 에세이로 와인이 드러내는 풍성한 맛을 인생의 여러 모습에 비춰 풀어 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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