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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시선] 메타버스 전문인력 키워야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4 18:33

수정 2021.11.14 18:33

[강남시선] 메타버스 전문인력 키워야
신시장의 성공에 대한 초기 판단은 향후 선도자 혹은 추격자의 꼬리표를 좌우한다.

메타버스(가상세계)가 대표적이다. 사실 메타버스의 시장 가능성에 대해선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이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메타버스는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이란 신중론이 대세였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회사를 표방하며 사명을 '메타'로 바꾸자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시장 흐름을 관망할 것인지 과감한 선투자에 나설 것인지 기업들의 고심이 커졌다.


메타버스 시장 가능성에 대한 대중적인 관점은 대략 두 가지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웹과 웹사이트를 둘러싼 담론이 30여년이 지나 메타버스로 전환되는 국면을 맞았다는 관점이 있다. 인터넷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의 행태에다 비대면 문화에 길들여진 최근 상황에 힘입어 메타버스에 대한 친숙함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어차피 가상현실은 실제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2000년대 출시돼 크게 주목받다 사라진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라이프'를 예로 꼽는다. 그러나 메타버스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는 전문가들은 '세컨드라이프' 출현이 너무 빨랐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최근 메타버스의 등장은 관련 기술 인프라의 발전 덕분에 '물 만난 물고기'와 같다고 예측한다. 메타버스를 오감으로 구현하기 위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에 이어 이를 아우르는 확장현실(XR)까지 관련 시장은 확대 중이다.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및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이미 미래 핵심기술로 자리잡았다.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 통신망도 빼놓을 수 없는 메타버스 성공을 열어주는 주요 요인이다.

메타버스를 일시적 유행이 아닌 패러다임으로 보는 이유는 이 같은 기술적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은 메타버스에 대한 선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의 초기 투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시장을 개척하는 '탐색'적 접근이었다. 이제는 시장이 안착될 제도적 환경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들을 적극 동원한 '활용'적 접근의 단계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메타버스의 미래 시장 가치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시장 가치는 기업이 하기 나름이다. 메타버스의 미래 가치는 기술 경쟁에 이어 두 가지 역량 확보에서 판가름이 날 공산이 크다. 우선 콘텐츠 확보다. 메타버스의 기술적 환경이 궤도에 올랐지만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활용할 콘텐츠 제공이 현재로선 부족하다. 관련 전문인력도 미리 양성해야 한다. 결국 기술과 서비스는 사람이 이끈다. AI와 블록체인 등 유관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는 전문인력 양성은 어느 정도 진척이 있다.
메타버스는 관련 기술 인프라들을 한데 모은 종합판이다. 여러 기술들의 활용적 관점에서 메타버스 전문인력 양성도 서둘러야 한다.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이란 논쟁 속에도 실리콘밸리는 이미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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