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전국 농민 대규모 상경 집회.."죽을 때까지 농민기본법 제정하자"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7 16:02

수정 2021.11.17 16:02

전국 농민 대규모 상경집회 진행
농민기본법 제정·먹거리 기본법 등 요구
文정부 軍급식체계 개선안·신재생에너지 정책 비판
"적폐농정 갈아 엎고 공공농업 만들자"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 모여 대규모 총궐기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부 농민정책을 비판하며 농민기본법제정 등을 촉구했다. 사진=송주용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 모여 대규모 총궐기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부 농민정책을 비판하며 농민기본법제정 등을 촉구했다. 사진=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농민기본법 제정하고 적폐 농정 갈아엎자" "농민기본수당 도입하라"
전국 농민들이 '농정개혁'을 주창하며 대규모 상경 투쟁에 나섰다.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농민 수천명이 운집해 "농민기본법을 제정하라"고 소리쳤다.
이자리에서 농민들은 '적폐농정 갈아엎자' '농민기본법 제정하자' 등의 팻말을 흔들며 투쟁가를 불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농민단체 등이 주도한 이번 집회를 통해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제정 △투기농지 몰수 및 농지공영화 실시 △식량자급률 법제화 △농민수당 확대 △농촌거주수당 도입 등을 촉구했다.

또 499명으로 제한된 집회방침에 반발하며 경찰이 설치한 철제 바리케이트를 무너트렸다. 경찰이 제지에 나섰지만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상임대표는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농민들의 시위장 진입을 요구했다. 박 상임대표는 "차디찬 아스팔트 정치 농사를 지어 농업개방을 끝장내고 적폐농정을 갈아 엎어야 한다"며 "먹거리기본법과 농민기본법을 제정해 공공농업으로 식량주권을 실현하자"고 소리쳤다. 또 "농사짓는 농지는 투기꾼들의 자본축적 대상으로 전락했다. 농사짓지 않는 농민이 토지를 60%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농지투기를 부채질하는 정책을 이제 끝장내고 농지를 공공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 농민 상경집회에서 여성 농업인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 농민 상경집회에서 여성 농업인들이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이날 집회에선 농촌현실을 고발하는 농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전남 구례에서 올라온 전영희 농민은 "농민을 돌보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이제 갈아 엎자"며 "우리 땅, 우리 농촌과 농민, 농업에게는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또 "OECD 국가 중 식량 자급률 최하라는 불명예와 오명을 안고 있지만 농민들이 이 땅을 지키고 있다"며 "이제부터 농민기본법 제정 운동을 시작해 30년이 걸려도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김순자 전북정읍여성농민회장은 "농사만 지어선 먹고 살기 힘들어 농촌에 젊은 사람이 없다"며 "농사를 물려줄 후대가 없으면 농업은 망한다. 농민수당을 받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소리쳤다.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 농민 상경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농지를 농민에게', '농민기본법 제정' 등의 문구를 적은 농산물 포대를 입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전국 농민 상경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이 '농지를 농민에게', '농민기본법 제정' 등의 문구를 적은 농산물 포대를 입고 있다. 사진=송주용 기자

문재인 정부의 각종 농업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추진하며 '농지주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남무안에서 상경한 한 농민은 "전국 곳곳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로부터 농민들이 겁박성 소송을 당하고 있다"며 "탄소제로, 신재생에너지라는 허울 좋은 정책으로 기업에게 면죄부를 주며 돈벌이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경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또 다른 농민은 '자율경쟁 체제'를 골자로한 정부의 군급식체제 개선안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국가안보 핵심인 군인들의 식량을 대기업과 외국산 농산물에 내어준 엽기적이고 반시대적인 발상에 개탄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농업만큼은 직접 챙기겠다'고 했는데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겠다.
공공조달체계를 구축해 우리 농산물을 우선 공급해달라"고 요구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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